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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분리독립 진통 앓는 南수단 석유 싸고 내전 재발 우려도

분리독립 진통 앓는 南수단 석유 싸고 내전 재발 우려도

ㆍ무장세력, 민간인 잇단 학살
ㆍ“北수단과 석유이익 공유 안해”
ㆍ국경선 확정 놓고도 갈등

최근 분리독립이 결정된 남수단 내에서 북수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반정부 무장세력의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다. 또 남수단 집권세력이 석유 생산을 통한 이익을 북수단과 공유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남수단 정부는 지난 9일부터 무장 반군의 공격으로 종레이 지역의 민간인과 군인 211명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남수단 정부는 희생자 가운데 민간인이 160명에 달했으며 어린이와 노인도 포함돼 있으며 아직 시신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들도 상당수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수단 집권세력인 수단인민해방운동(SPLM) 파간 아뭄 사무총장은 이날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쪽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무장한 세력들이 남수단을 공격하고 있다”며 “조지 아토르의 총들은 하르툼(북수단 수도)에서 온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남북 수단의 내전 당시 남부 반군의 지도부였던 조지 아토르는 지난해 남수단에서 실시한 자치정부 총선에서 패한 후 반란세력을 이끌고 있다. 북수단의 집권 국민의회당(NCP)은 자신들과 남수단 반군의 연계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남수단 정부는 또 15일 석유 수입을 북수단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신문 수단트리뷴에 따르면 아뭄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립 후에는 북수단과 국부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북수단의 포트수단까지 연결된 송유관에 대해서는 독립국가로서 사용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수단과 북수단은 2005년 평화협정에 따라 석유 수입을 반씩 나누고 있어 남수단이 석유를 독차지하려 할 경우 북수단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하루 50만배럴에 이르는 수단의 산유량 가운데 75%가 남부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송유관과 정제공장은 대부분 북부에 있다. 현재 남북 수단은 국경선 획정과 석유 수입 배분 등의 사안을 두고 협상 중이며 국경선 가운데 약 20%가 미확정된 상태다. 양측은 특히 유전지대인 아비에이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편 SPLM 지도부는 7월9일 국제사회에서 독립국 지위를 공식 인정받게 될 독립국가의 국호를 ‘남수단’으로 잠정 결정하고, 새로운 화폐로 파운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명은 전당대회와 행정부,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1955년 영국과 이집트의 공동통치로부터 독립한 수단에서는 55~72년, 83~2005년 두 차례의 내전으로 수백만명이 숨졌다. 이슬람계가 주류인 북부와 기독교나 토착신앙을 믿는 남부는 2005년 1월 평화협정을 맺었고, 남수단은 지난달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인 찬성률로 분리 독립을 결정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