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생일 축하연 성황…국회의원 참석, 대기업 화환도
“일본은 북한에 대해 분노한다.” “일미한 3국이 힘을 합해 북한의 위협을 막을 것이다.” “천황제가 있기에 지금의 일본이 있는 것이다.”
6일 열린 일본 덴노(天皇·일왕)의 탄생일 축하연에서 일본 대사와 전 총리 등이 쏟아낸 발언이다. 이날 축하연은 내내 일본 대사관과 각국의 외교관 및 무관, 한국 측 인사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며 진행되긴 했지만 일본의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는 이날 일본어, 영어, 한국어로 손님들을 환영하고 덴노의 탄생일을 축하했다. 한국어 환영사에서는 일본어와 영어 발언에서는 없었던 한일, 한미일 관계에 대해 강조했다.
무토 대사는 “한국은 올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북한이 민간인을 살상했고, 천안함 사건도 있었다”며 “북한에 대해 강하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미국, 한국 3국이 힘을 합해 북한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일한 관계는 지난 35년 만에 가장 공고하다”며 한일 간의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일협력위원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한국에서도 천황 폐하의 탄신일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모여주셔서 감사하다”며 “일본은 천황제 아래서 2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메이지유신 이후는 패전 등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으나 일본 국민이 힘을 합쳐서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천황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일본민족으로서 단결할 수 있었던 것이 천황이 있었던 것 때문이며 천황에 대해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결속하고 있다”며 천황제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총리직을 맡았던 나카소네는 1983년 일본 총리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1985년에는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공식 참배해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일본 최대의 신사로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는 곳이다.
이날 축하연은 아키히토 일본 덴노의 오는 23일 77세 생일을 기념해 열린 자리였다. 1933년 태어난 아키히토 덴노는 89년 제125대 덴노에 즉위했으며 자녀로는 장남 나루히토, 차남 후미히토, 딸 구로다 사야코 등이 있다.
6일 저녁 6시부터 8시 사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연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400~500명의 손님들로 크리스털볼룸이 가득찼고, 뷔페식으로 마련된 음식을 먹는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연회장 중앙에는 후지산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었고, 축하연에 나온 음식은 일반 뷔페와 비슷했다. 회나 스시 등 일본풍의 요리들이 다소 추가돼 있었고, 술로는 시바스 리갈 12년산, 화이트와인 등과 함께 일본 월계관사가 만든 저가의 청주가 배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축하연에는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츠히로 지부장 등 한국 내 일본 인사들과 주한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캐나다, 페루, 호주 등 한국 주재 외교관들과 함께 각국의 무관들도 축하연을 찾았다. 다부동 전투구국용사회 등의 명찰을 단 한국군복 차림의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연회장 바깥에는 대기업들이 보낸 축하 화환들이 늘어서 있었다. 롯데그룹에서 보낸 화환에는 ‘천황폐하 탄생축하’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고, LG, 하나금융 등 다른 기업들의 화환에는 ‘congratulations’ 축하 문구가 쓰여있었다. 일본 대사관 측은 무토 대사의 환영사에 앞서 보도를 위한 취재는 정중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 인터넷언론은 이날 축하연에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자격으로 박종근, 수석부간사장 자격으로 김태환 의원 등의 한나라당 의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6일 열린 일본 덴노(天皇·일왕)의 탄생일 축하연에서 일본 대사와 전 총리 등이 쏟아낸 발언이다. 이날 축하연은 내내 일본 대사관과 각국의 외교관 및 무관, 한국 측 인사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며 진행되긴 했지만 일본의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무토 대사는 “한국은 올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북한이 민간인을 살상했고, 천안함 사건도 있었다”며 “북한에 대해 강하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미국, 한국 3국이 힘을 합해 북한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일한 관계는 지난 35년 만에 가장 공고하다”며 한일 간의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일협력위원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한국에서도 천황 폐하의 탄신일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모여주셔서 감사하다”며 “일본은 천황제 아래서 2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메이지유신 이후는 패전 등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으나 일본 국민이 힘을 합쳐서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천황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일본민족으로서 단결할 수 있었던 것이 천황이 있었던 것 때문이며 천황에 대해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결속하고 있다”며 천황제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총리직을 맡았던 나카소네는 1983년 일본 총리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1985년에는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공식 참배해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일본 최대의 신사로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는 곳이다.
이날 축하연은 아키히토 일본 덴노의 오는 23일 77세 생일을 기념해 열린 자리였다. 1933년 태어난 아키히토 덴노는 89년 제125대 덴노에 즉위했으며 자녀로는 장남 나루히토, 차남 후미히토, 딸 구로다 사야코 등이 있다.
6일 저녁 6시부터 8시 사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연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400~500명의 손님들로 크리스털볼룸이 가득찼고, 뷔페식으로 마련된 음식을 먹는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연회장 중앙에는 후지산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었고, 축하연에 나온 음식은 일반 뷔페와 비슷했다. 회나 스시 등 일본풍의 요리들이 다소 추가돼 있었고, 술로는 시바스 리갈 12년산, 화이트와인 등과 함께 일본 월계관사가 만든 저가의 청주가 배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축하연에는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츠히로 지부장 등 한국 내 일본 인사들과 주한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캐나다, 페루, 호주 등 한국 주재 외교관들과 함께 각국의 무관들도 축하연을 찾았다. 다부동 전투구국용사회 등의 명찰을 단 한국군복 차림의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연회장 바깥에는 대기업들이 보낸 축하 화환들이 늘어서 있었다. 롯데그룹에서 보낸 화환에는 ‘천황폐하 탄생축하’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고, LG, 하나금융 등 다른 기업들의 화환에는 ‘congratulations’ 축하 문구가 쓰여있었다. 일본 대사관 측은 무토 대사의 환영사에 앞서 보도를 위한 취재는 정중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 인터넷언론은 이날 축하연에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자격으로 박종근, 수석부간사장 자격으로 김태환 의원 등의 한나라당 의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전 총리가 연단에서 발언을 하는 장면입니다. 사진은 제가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안 좋네요.
'국제부 기사 201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산지는 언론인 美 간첩법 대상 안돼” 지지자들 항의 집회 (0) | 2010.12.13 |
---|---|
“위키리크스가 국가 안보 해친 적 없다” (0) | 2010.12.09 |
이스터섬, 개발 광풍으로 유혈사태 (0) | 2010.12.06 |
“우주에 지구와 닮은꼴 행성 수兆개” (0) | 2010.12.05 |
NASA, 중대발표 내용은? (0) | 2010.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