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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어산지는 언론인 美 간첩법 대상 안돼” 지지자들 항의 집회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이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영국대사관 앞에서 해커들의 모임인 ‘어노니머스’의 가면을 쓰고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석방하라는 내용의 그림을 든 채 집회를 벌이고 있다. 마드리드 | 로이터연합뉴스

“어산지는 언론인 美 간첩법 대상 안돼” 지지자들 항의 집회

미국이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간첩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어산지의 변호사인 제니퍼 로빈슨은 미국 정부가 어산지를 기소하는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빈슨은 “여러 명의 미국 변호사들로부터 (미국이) 이미 기소를 했거나, 진행 중이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로빈슨은 “어산지에 대한 간첩법 적용은 (미국)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간첩법은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친 인물을 기소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언론인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위키리크스 측은 어산지가 언론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어산지는 영국 완즈워스 교도소 독방에 수감된 상태다. 로빈슨 변호사는 AFP통신과의 한 인터뷰에서 “어산지가 교도소의 독방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의 안전을 위해 내려진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영국 경찰에 체포된 어산지는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했다. 어산지는 지난 8월 스웨덴에서 2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스페인 전역에서 석방을 요구하는 오프라인 집회를 열었다. 11일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100여명의 어산지 지지자들은 ‘어산지를 석방하라’고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영국 정부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어산지가 체포된 것은 정치적인 의도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영국에 어산지를 즉시 석방할 것과 위키리크스 사이트 복원, 비자카드사와 마스터카드사가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 서비스를 재개할 것 등을 촉구했다.

어산지 지지자들이 만든 스페인어 웹사이트인 ‘프리 위키리크스’는 이날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세빌리아 등 스페인 전역에서 어산지 체포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스페인 외에 네덜란드, 브라질 등에서도 지지 집회가 준비 중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