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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감비아 어린이는 유럽 관광객 ‘성 노리개’



감비아 어린이는 유럽 관광객 ‘성 노리개’


ㆍ학비 등 후원 명목
ㆍ싼 값에 욕구 채워

올해 12살인 한 감비아 여자 어린이는 친구가 관광객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다음날 해변으로 달려가 유럽인 관광객에게 휴대전화를 사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광객은 여자 어린이를 숲으로 끌고 가 강간한 뒤 동전 몇 닢만 던져주고 도망갔다.

20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어린이 성적 학대에 대한 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아프리카 북서부의 소국 감비아 어린이들이 유럽 관광객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하고 있다.

비정부기구들에 따르면 일부 유럽 관광객은 어린이 매춘을 목적으로 감비아를 찾는다. 감비아는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데다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와 같은 시간대라는 것 덕분에 1970년대부터 유럽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휴양지로 떠올랐다.

유럽 관광객들은 ‘어린이 후원’이라는 명목으로 감비아 어린이들을 만나 성적 욕구를 채우고 있다. 대가로 아이들에게 1년치 학비를 주는 게 관례다. 유럽의 고급 식당에서 한 끼 식사를 하는 정도의 돈이면 충분하다. 

또 주요 관광지에서는 어린 남자아이들이 관광객에게 접근해 여자 어린이들과의 매춘을 주선하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해변도시에서는 중년의 백인 남성이 딸뻘인 아프리카 소녀들과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나, 머리가 벗겨진 유럽인들이 차 뒷자리에 흑인 소녀를 가득 태우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레게 머리를 한 감비아 소년들이 엄마뻘인 백인 여성들의 시중을 드는 모습도 쉬이 눈에 띈다. 

감비아 어린이들은 유럽인을 상대로 한 매춘을 신분 상승을 위한 기회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자식들에게 기회가 된다고 여기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상황이 이 정도인데도 감비아 정부는 어린이에 대한 성적 학대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2001년 시민단체 어린이보호연맹(CPA)이 결성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정도다. CPA의 노력 덕분에 2005년 어린이보호법안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유럽인 관광객이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어 있는 데다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불만을 말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감비아의 관습 때문이다. 

덕분에 성적 학대를 당한 어린이가 있어도 이를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드물다. 일반 주택을 매춘 장소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단속도 어려워지고 있다.

CPA의 삼바 엔지에는 “관광객들 중에는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것이 목적인 이들도 있다”며 “인정하든 하지 않든 (감비아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