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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수배자 어산지 ‘그림자 생활’



수배자 어산지 ‘그림자 생활’

ㆍ英 비자 만료 후 행선지 주목
ㆍ카드 사용·호텔 숙박 안해
ㆍ머리 염색 등 변장 추측도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용카드는 사용하지 않는다. 머리를 염색해 변장을 하고 호텔에는 묵지 않는다.’

내부고발 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공개가 파장을 일으키면서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안 어산지(39)의 도피생활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어산지는 지난 3개월 동안 영국에 체류하고 있었지만 현재 그가 어디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런던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어산지 측근의 말을 인용해 어산지가 ‘런던의 비밀장소에서 25만건의 미국 외교문서 공개를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어산지는 지난 10월에도 런던에서 미국의 이라크전에 관한 문서들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현재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수배를 받고 있는 어산지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호텔에 묵는 것도 피하고 있다. 밝은 흰색인 머리카락을 염색하는 등 변장을 하고 다닌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어산지가 수배를 받게 된 것은 위키리크스 서버를 두고 있던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검찰은 지난달 18일 성폭행 혐의로 어산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인터폴은 이에 근거해 지난 30일 그를 체포하라는 적색 경보를 회원국들에 내렸다. 어산지는 성폭행 혐의가 조작된 것이라 주장하며 스웨덴 지방법원을 상대로 항고를 제기했고, 스웨덴 대법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아이슬란드에서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어산지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제도가 확립돼 있는 스웨덴에 서버를 두고 기밀 자료들을 폭로해왔다.

어산지의 영국 비자가 내년 초 만료된다고 알려져 있어 그가 어느 나라를 새로운 은신처로 삼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어산지가 좌파 정부들이 집권하고 있는 남아메리카
 국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실제 반미 성향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지난 30일 어산지에게 피난
처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가 다음날 다시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 30일 어산지와 위키리크스 조직에 대해 간첩법을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에 대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갔다.

<김기범 기자>
수배자 어산지 ‘그림자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