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민주당 ‘기사회생’… 정국은 ‘시계제로’
ㆍ헌재, 절차상 하자 이유 ‘해산 소송’ 기각
ㆍ반정부 시위대 ‘붉은 셔츠’ 움직임 주목
태국 헌법재판소가 집권 민주당의 해산을 요구하는 소송을 기각하면서 정부·여당과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예상과는 달리 집권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하게 되면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주장해온 반정부 시위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ㆍ반정부 시위대 ‘붉은 셔츠’ 움직임 주목
태국 헌법재판소가 집권 민주당의 해산을 요구하는 소송을 기각하면서 정부·여당과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예상과는 달리 집권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하게 되면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주장해온 반정부 시위대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를 지지하는 ‘붉은 셔츠’를 입은 한 시위대 청년이 지난 5월15일 국기를 든 채 오토바이를 개조한 툭툭을 타고 방콕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방콕 | 로이터뉴시스
29일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헌법재판소는 이날 선거관리위원회가 집권 민주당에 대해 제기한 정당 해산 소송을 기각했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소송을 제기한) 선관위가 서류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절차상의 부적절성을 기각 이유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집권 민주당의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고, 당도 해산 위기를 넘기게 됐다.
선관위가 지난 4월 민주당 해산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5년 2월 실시된 총선 당시 선관위로부터 받은 2900만바트(약 11억원)를 유용한 혐의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시 선거광고에 1900만바트(약 7억2000만원)만을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았으나 광고회사에 2300만바트(약 8억7000만원)를 지급한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헌재 결정에 대해 군부와 기득권층 등에 의해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헌재의 이중적인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헌재는 2008년 12월에는 친탁신계 정당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며 해산 명령을 내렸다. 당시 태국 북부 및 중동부 지역과 노동자·농민 등의 지지를 받으면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친탁신계의 민권당(PPP)은 헌재 결정으로 정권을 잃었다.
주로 방콕 및 남부지역과 중산층 이상에서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은 이때를 틈타 다른 군소정당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잡은 후 현재까지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 군부가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를 축출한 것을 포함해 군부와 기득권층이 두 차례에 걸쳐 민선 정부를 몰아낸 셈이다.
이때 이후 탁신 지지세력은 민주당이 선거 결과를 조작해 정권을 잡았다며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해왔다.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 일명 ‘붉은 셔츠’는 지난 3월14일부터 두 달여 동안 방콕 도심에서 수십만명이 모여 의회해산과 조기총선 실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이를 군경이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90명이 숨지고 약 14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당 해산이 확정됐을 경우 아피싯 총리를 비롯해 당시 민주당 집행부였던 간부 40여명에 대해 5년 동안 정치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에 대대적인 정계개편 전망도 제기됐지만 민주당은 승소를 자신해왔다. 일부 전문가들도 아피싯 총리를 지지하는 군부와 태국 고위층들이 민주당의 해산을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내년 초 의회를 해산한 후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타야 캐우파라다이 민주당 원내총무는 지난주 “의회에서 내년 2월쯤 조기총선 등과 관련해 헌법을 개정할 경우 4월쯤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피싯 총리의 임기는 2011년 12월23일까지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선관위가 지난 4월 민주당 해산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5년 2월 실시된 총선 당시 선관위로부터 받은 2900만바트(약 11억원)를 유용한 혐의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시 선거광고에 1900만바트(약 7억2000만원)만을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았으나 광고회사에 2300만바트(약 8억7000만원)를 지급한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헌재 결정에 대해 군부와 기득권층 등에 의해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헌재의 이중적인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헌재는 2008년 12월에는 친탁신계 정당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며 해산 명령을 내렸다. 당시 태국 북부 및 중동부 지역과 노동자·농민 등의 지지를 받으면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친탁신계의 민권당(PPP)은 헌재 결정으로 정권을 잃었다.
주로 방콕 및 남부지역과 중산층 이상에서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은 이때를 틈타 다른 군소정당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잡은 후 현재까지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 군부가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를 축출한 것을 포함해 군부와 기득권층이 두 차례에 걸쳐 민선 정부를 몰아낸 셈이다.
이때 이후 탁신 지지세력은 민주당이 선거 결과를 조작해 정권을 잡았다며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해왔다.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 일명 ‘붉은 셔츠’는 지난 3월14일부터 두 달여 동안 방콕 도심에서 수십만명이 모여 의회해산과 조기총선 실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이를 군경이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90명이 숨지고 약 14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당 해산이 확정됐을 경우 아피싯 총리를 비롯해 당시 민주당 집행부였던 간부 40여명에 대해 5년 동안 정치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에 대대적인 정계개편 전망도 제기됐지만 민주당은 승소를 자신해왔다. 일부 전문가들도 아피싯 총리를 지지하는 군부와 태국 고위층들이 민주당의 해산을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내년 초 의회를 해산한 후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타야 캐우파라다이 민주당 원내총무는 지난주 “의회에서 내년 2월쯤 조기총선 등과 관련해 헌법을 개정할 경우 4월쯤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피싯 총리의 임기는 2011년 12월23일까지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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