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9-12 21:44:54ㅣ수정 : 2010-09-12 23:45:08
ㆍ‘모기지 사태’가 원인인 듯
닉 그리피스(40)-레이시 레논(26) 부부와 두 아이는 지난 1월 일하던 레스토랑이 문을 닫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이었다. 그리피스가 플로리다주 스프링힐의 2개 레스토랑에서 각각 시간당 25달러(약 2만9000원)와 12달러(약 1만4000원)를 받으며 ‘투잡’을 뛴 덕분에 교외의 방 3개짜리 집에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과 미니밴을 굴리며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리피스가 직업을 잃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실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저축해 놓은 돈이 떨어져 갔고, 집세를 내지 못해 집에서도 쫓겨났다. 처음에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레논의 어머니집에 얹혀 살았지만, 침실이 하나뿐인 집에서 5명이 함께 살기는 어려웠다. 결국 2개월 후 주당 186달러(약 22만원)짜리 작은 방을 얻었지만 지난 7월 가진 돈이 다 떨어지면서 노숙인 보호소에 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100여곳의 노숙인 보호소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가족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곳은 빈방이 없었다. 그리피스가 2년 전까지 일했던 로드아일랜드주의 한 레스토랑이 그를 다시 고용하기로 했고, 인근의 보호소에서 빈방을 찾을 수 있었지만 돌아오는 버스비마저 친척들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2007년 이후 가족이 함께 거리로 밀려난 노숙인의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의 크로스로드 보호소를 찾은 노숙인 가족은 올들어 지난 7월까지 324명에 달한다. 지난해 278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의 ‘2010 연례 노숙인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07~2009년 보호소를 찾은 전체 노숙인은 159만명에서 156만명으로 1.9% 감소했지만 아이가 딸린 가구 수는 13만여가구에서 17만여가구로 30% 가까이 급증했다.
보고서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살던 집을 차압당하고 일자리를 잃으면서 졸지에 거리로 나앉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내 빈곤층의 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 인터넷판은 이날 2008년 13.2%였던 빈곤율이 2009년 14.7~15%로 올라 연간 빈곤율 상승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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