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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모스크, 코란 소각 ‘골머리’… 오마바 “경제는 어쩌라고”

그라운드제로 인근 모스크 건립문제와 플로리다 한 교회의 코란 소각 계획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정작 신경써야할 경제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

9일 AP통신은 ‘코란 소각 논란이 오바마를 아젠다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무슬림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미국내의 두 논란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고심에 대해 분석했다.

이날 아침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 한 교회의 코란 소각 계획에 대해 “군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며 “자살 폭탄 테러범들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있는 무종파주의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의 테리 존스 목사는 지난 7월 말 9.11. 9주년을 맞아 교회 앞마당에서 코란을 불태우는 행사를 하겠다고 발표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알카다에게는 조직원을 늘릴 수 있는 큰 행운을 갖게 된 셈”이라며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 심각한 폭력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 중간 선거를 2달 앞둔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경제 문제에 온힘을 쏟고 있다는 점을 미국인들에게 부각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런 그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또 다른 반 무슬림 소동이다. 이를 통해 본인의 종교적 관용정책과 확고한 반테러 의지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모스크에 대한 논란에 대해 신중히 접근했던 오바마의 팀은 플로리다의 한 작은 교회가 무슬림의 성서를 불태우려 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 정부의 맹렬한 비난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페트리어스 미군, 나토군 사령관으로부터 시작돼 다른 최고위 공무원들에게로 이어졌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두 번째로 나섰고, 에릭 홀더 법무장관도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고, 데이비드 액셀로드 대통령 수석 자문은 “반미국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오바마 자신도 테리 존스 목사가 계획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를 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착한 천사의 말에 귀기울이기를 바라고, 그가 하려는 일이 파괴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이해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9/11 사태 이후 정치, 종교간 문제에 얼마나 격앙된 감정들이 뒤따를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즉, 신자수 50명에 불과한 작은 독립 교회가 정부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었던 셈이다. 또 이는 오바마가 얼마나 이 주제에 대해 변화를 주길 원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한 연설에서 앞으로의 경제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래에 대해 좌절하고 분노하고 걱정하는 것”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는 코란 소각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하이오에서 녹화로 인터뷰하는 동안에는 이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언급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훗 국장은 “많은 수의 미국인들은 무슬림들이 미국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그 교회에 반대한다고 해서 손해본 것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에서 모스크 건립 논란에 집중한 것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 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에서 무슬림들이 불공평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몇 주 동안 사라 팔린과 뉴트 깅그리치를 포함한 공화당원들은 백악관이 지역 구획에 대한 문제일 뿐이라고 회피해온 모스크 계획에 대해 비난해왔다. 

그러나 모스크에 대한 논란이 마지막 국면을 맞았던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은 모스크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곳은 미국이다. 그리고 우리의 종교의 자유에 대한 약속은 깨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들은 공화당원들은 분노했고, 대부분의 민주당원들은 침묵을 지켰다, 오바바의 메시지로 인해 혼란은 가중됐다. 오바마는 “그곳에 모스크를 세우는 결정이 지혜롭다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바다 주 출신의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레이드 의원을 포함한 여러 민주당원들은 그러한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스크는 쓰러진 세계무역센터 지역에 그렇게 가깝게 속해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화당원들은 깅그리치는 오바마를 급진적인 이슬람에 영합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존 보너 하원 공화당 대표는 지난 수요일 코란 소각 계획과 모스크, 두 문제를 묶어서 언급했다. 그는 “당신이 미국에서 무언가를 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둘 중 어떤 논란이든 경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는 그 무엇도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슬림 아버지를 둔 기독교인인 대통령의 종교적 성향과 테러와의 싸움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우선 순위에 대해 의문을 갖게하는 그 무엇도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바마는 아직 자신의 종교적 정체성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퓨리서치센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5명 중 1명의 미국인이 그가 무슬림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이는 2009년 3월의 11퍼센트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3분의 1만이 오바마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역시 지난해의 50%가량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오바마는 인터뷰에서 받은 ‘한 작은 교회 목사가 할 가능성이 있는 행동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일에 대해 화가 나거나 무력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불만스러운 일이다”라며 인정했다. 그는 “법은 충분한 수단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