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야근 후 휴일에 본 소스코드는 '더 문'을 만든 던칸 존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더 문'은 '사랑'이라는 한국어 이름의 달기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복제인간이라는 Sci-Fi 팬들은 물론 상당수의 관객들이 식상해할 만한 소재를 전혀 식상하지 않게 만들어냈던 감독이지요. 전작을 보며 생긴 이 감독에 대한 믿음 덕에 소스 코드는 주저없이 본 영화인데요, 던칸 존스는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여행, 반복되는 시간, 뇌과학, 양자역학의 평행우주론이라는 역시 너무나 많이 사용돼서 Sci-Fi 팬들에게는 질려버린 소재들을 이용해서 던칸 존스는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할리우드식의 모두가 행복해졌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을 만들어냈습니다. 잘 만든 한 편의 상업영화로서도 손색이 없고요.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살짝 들어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소스코드는 열차 테러로 죽은 이의 8분 전 기억으로 돌아가 그 8분 동안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영화에 생략된 설정에 대해 살짝 소개해 드리자면-제가 여러 글을 읽고, 생각해본 것입니다만-이 기술은 단순히 사자의 기억을 재생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 속의 평행우주를 체험하도록 해주는 기술로 보입니다. 기억 속의 정보들에만 의존한다면 주인공이 뭔 짓을 하든 주변 인물들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니까요. 폭탄이 있는 장소를 찾아 헤매는 것 역시 기억 속의 정보들에만 의존해 만들어진 세계라면 무의미한 일이 되지요. 사자의 기억 속에는 폭탄이 있는 장소 따위는 없으니까요. 이 평행우주에 대한 설정은 주인공과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장치가 됩니다.
계속해서 시간이 반복되는 설정 때문에 여러 리뷰나 평론들이 사랑의 블랙홀을 언급한 경우들이 많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사랑의 블랙홀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중에서 엔드리스 에이트(endless 8)이라는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아셨다면 평론가분들도 반드시 이 애니메이션을 언급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용을 설명해 드리자면 작품 속에서 초자연적인 존재이지만 자신은 그걸 자각하지 못하는 스즈미야 하루히라는 고2 여고생이 여름방학 동안 반드시 해야하는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해의 8월이 1만6000번가량(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네요) 반복됩니다. 근데 전 우주의 누구도 이 반복되는 8월에 대해 데자뷰를 느끼는 정도 말고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동안 모든 걸 기억하고 관찰하는 우주인 나가토 유키는 모든 8월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았고, 다양한 패턴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를 하지요. 예를 들어 불꽃놀이와 곤충채집, 수영장 등의 여름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주인공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여름방학 동안 즐겼다는 것입니다. 이걸 작년인가 재작년에 일본 방송사가 무려 8차례에 걸쳐 대사도 거의 비슷하고, 화면도 거의 비슷하게-수영복 색이 다르거나 대사가 살짝 다르게 하는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요-방영을 하면서 일본과 한국 오타쿠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습니다.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요. 아무튼 이 에피소드는 그 반드시 해야할 일을 찾아내면서 8월 31일이 끝나고 무사히 9월 1일이 오는 것으로 끝났지요. 소스코드의 주인공이 테러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소스코드의 세계로 들어가야 하는 것과 스즈미야 하루히의 친구들이 반드시 여름방학 안에 해야하는 일을 찾아내야 하는 점이나 관찰자가 있고, 그 관찰자가 다른 이들에게 시간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설정이 비슷한 것 같네요.
아무튼 소스코드는 놓치기에는 너무 괜찮은 sf영화입니다. 아직 극장에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꼭 보실 것을 권합니다. 아, 덧붙이자면 여자 주인공 미쉘 모나한의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더군요. 제가 아는 한 여자분과 웃는 모습이 닮아서 살짝 놀랐습니다.ㅎㅎ
시간여행, 반복되는 시간, 뇌과학, 양자역학의 평행우주론이라는 역시 너무나 많이 사용돼서 Sci-Fi 팬들에게는 질려버린 소재들을 이용해서 던칸 존스는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할리우드식의 모두가 행복해졌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을 만들어냈습니다. 잘 만든 한 편의 상업영화로서도 손색이 없고요.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살짝 들어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소스코드는 열차 테러로 죽은 이의 8분 전 기억으로 돌아가 그 8분 동안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영화에 생략된 설정에 대해 살짝 소개해 드리자면-제가 여러 글을 읽고, 생각해본 것입니다만-이 기술은 단순히 사자의 기억을 재생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 속의 평행우주를 체험하도록 해주는 기술로 보입니다. 기억 속의 정보들에만 의존한다면 주인공이 뭔 짓을 하든 주변 인물들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니까요. 폭탄이 있는 장소를 찾아 헤매는 것 역시 기억 속의 정보들에만 의존해 만들어진 세계라면 무의미한 일이 되지요. 사자의 기억 속에는 폭탄이 있는 장소 따위는 없으니까요. 이 평행우주에 대한 설정은 주인공과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장치가 됩니다.
계속해서 시간이 반복되는 설정 때문에 여러 리뷰나 평론들이 사랑의 블랙홀을 언급한 경우들이 많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사랑의 블랙홀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중에서 엔드리스 에이트(endless 8)이라는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아셨다면 평론가분들도 반드시 이 애니메이션을 언급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용을 설명해 드리자면 작품 속에서 초자연적인 존재이지만 자신은 그걸 자각하지 못하는 스즈미야 하루히라는 고2 여고생이 여름방학 동안 반드시 해야하는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해의 8월이 1만6000번가량(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네요) 반복됩니다. 근데 전 우주의 누구도 이 반복되는 8월에 대해 데자뷰를 느끼는 정도 말고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동안 모든 걸 기억하고 관찰하는 우주인 나가토 유키는 모든 8월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았고, 다양한 패턴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를 하지요. 예를 들어 불꽃놀이와 곤충채집, 수영장 등의 여름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주인공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여름방학 동안 즐겼다는 것입니다. 이걸 작년인가 재작년에 일본 방송사가 무려 8차례에 걸쳐 대사도 거의 비슷하고, 화면도 거의 비슷하게-수영복 색이 다르거나 대사가 살짝 다르게 하는 정도 차이는 있었지만요-방영을 하면서 일본과 한국 오타쿠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습니다.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요. 아무튼 이 에피소드는 그 반드시 해야할 일을 찾아내면서 8월 31일이 끝나고 무사히 9월 1일이 오는 것으로 끝났지요. 소스코드의 주인공이 테러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소스코드의 세계로 들어가야 하는 것과 스즈미야 하루히의 친구들이 반드시 여름방학 안에 해야하는 일을 찾아내야 하는 점이나 관찰자가 있고, 그 관찰자가 다른 이들에게 시간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설정이 비슷한 것 같네요.
아무튼 소스코드는 놓치기에는 너무 괜찮은 sf영화입니다. 아직 극장에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꼭 보실 것을 권합니다. 아, 덧붙이자면 여자 주인공 미쉘 모나한의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더군요. 제가 아는 한 여자분과 웃는 모습이 닮아서 살짝 놀랐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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