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대피를 권고한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히로노마치에서 환자 120명이 갈 곳을 찾지 못해 병원에 남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히로노마치사무소는 지난 13일 주민 약 5500명에게 피난할 것을 지시했고, 주민들은 자가용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소형버스 등으로 주변의 5개 지자체에 있는 대피소로 이동했다. 히로노마치는 일본 정부가 건물 밖으로 나오지 말 것을 지시한 반경 20~30㎞ 내에 있는 곳이다.
그러나 입원환자 등 120명은 마땅히 대피할 곳을 찾지 못한 상태다. 히로노마치의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관내 다카노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의 환자 및 입소자 110명을 수용 가능한 시설을 찾기 위해 애썼지만 허사였다. 정전으로 인해 전화를 걸 수 없는 상황이라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결국 히로노마치사무소와 후쿠시마현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무리하게 이동시켜서 열악한 시설에 가게 된다면 오히려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 이송을 포기했다. 대신 의사와 간호사 6명이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남기로 했다. 히로노마치사무소의 한 직원은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현에서 수용 가능한 시설을 찾으면 바로 환자들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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