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정부군, 왜 ‘브레가’에 맹공 퍼붓나

ㆍ정유시설·공항 갖춘 항구도시, 장기전 대비 물자확보 요충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병력이 잇달아 정유시설이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공격하고 있다. 단순히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도시의 탈환뿐 아니라 장기전에 대비하는 다목적 포석인 것으로 관측된다. 

리비아 정부군은 2일 두 번째로 큰 정유시설이 있는 중동부의 항구도시 브레가를 집중 공격했지만 반정부 세력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탈환하지 못했다. 지난주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트리폴리 서쪽 50㎞ 지점의 자위야에 대해 수차례 공격을 가한 데 이어 잇달아 정유시설을 노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카다피 측이 장기전에 대비해 브레가의 정유시설과 항구 및 공항을 통한 원유 수출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외부로부터 물자 공급을 받기 위해 공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브레가 정유공장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기 이전까지 하루 8400배럴의 원유를 처리했다. 

카다피 측으로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브레가, 자위야 등의 대규모 정유시설을 장악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출은 물론 식량을 비롯한 필수물자를 공급받을 해상거점을 빼앗기게 된다. 반정부 세력과의 무력대치 및 트리폴리를 비롯한 정부군 장악지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라도 정유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제2의 도시 벵가지를 비롯한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동부지역은 이집트로부터 육로로 물자를 보급받을 수 있지만, 트리폴리와 인접한 튀니지의 경우 정정 불안으로 인해 보급이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리비아는 영토가 넓지만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과 정유시설, 항구 등 전략적 요충지가 해안에 몰려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본격화한 정부군의 동시다발적 반격이 정유시설과 무기고 등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런던정경대학의 앨리아 브라히미 연구원은 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투는 연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시르테와 벵가지 사이 도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폴리와 벵가지 가운데쯤에 위치한 시르테는 카다피의 고향으로 아직 카다피 지지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브레가는 시르테에서 가장 가까운 정유시설이 위치한 도시이자 항구도시다. 정부군은 이에 따라 전날에 이어 3일도 브레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자위야에 대한 공격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브레가와 자위야 등의 정유시설은 현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당장 필요한 만큼 리비아 정부군이 시설 자체를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