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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기사 2010.2.~

사우디 야권 11일 대규모시위 예고

사우디 야권 11일 대규모시위 예고

ㆍ정부 긴장 강경대응 천명 … 산발적인 시위는 계속
ㆍ예멘 대통령 퇴진 약속 번복·바레인 알제리도 혼란

중동의 전제군주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민주화 시위 조짐이 일기 시작하면서 당국이 강력한 원천봉쇄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야권은 소규모 시위를 이어가며 오는 11일 대규모 금요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 내무부는 5일 “현행법상 어떤 시위도 불법”이라며 “보안당국은 공공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또 1만명의 보안요원을 북동부의 시아파 무슬림 거주지역 곳곳에 배치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의 강력한 경고는 야권의 11일 시위 예고와 함께 시아파 거주지역인 동부를 중심으로 소규모 시위가 끊이지 않는 것을 체제불안의 심각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말해준다. 권력을 독점한 수니파에게 차별을 받아온 시아파는 최근 아랍권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쌓였던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시아파는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CNN방송은 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의 말을 인용해 역시 금요일이던 지난 4일 리야드의 모스크 앞에서 이슬람 금요예배를 마친 뒤 40여명이 짧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앞서 3일에는 카티프에서 200명, 아와미야에서 100명이 각각 시위를 벌였다. 당국은 카티프의 반정부 시위대 중 22명을 체포했다. 현재 민주화 세력은 페이스북에 오는 11일 반정부 시위를 고지해놓은 상태다.

한편 33년째 독재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연내 퇴진하겠다는 약속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살레 대통령은 5일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하시드 압둘라 알아마르 청소년체육부 차관과 삼 야흐야 알아마르 문화부 차관이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사임하고, 여당 소속 의원 13명이 집단탈당하는 등 지지기반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이날 수천명의 시위대가 인간사슬을 엮고 종파 간 통합을 다짐했다. 인간사슬 시위는 지난 3일 시아파 시위대와 이에 반대하는 수니파 시위대 간의 충돌로 10여명이 부상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발생했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5일 친정부 단체 청년들이 야당 문화민주집회(RCD)의 사이드 사디 대표를 노리고 반정부 시위대를 습격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