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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기사 2010.2.~

리비아 석유 생산량 OPEC 국가 중 8위…서방국가들 ‘쩔쩔’

리비아 석유 생산량 OPEC 국가 중 8위…서방국가들 ‘쩔쩔’

ㆍ리비아 석유 위력은

리비아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들어가면서 리비아의 풍부한 원유 매장량으로 인한 파급효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3.34%인 약 414억6400만배럴이다. 2009년 기준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80만배럴에 달한다. 아프리카 최대 매장량을 갖고 있는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가운데 여덟번째다. 

이처럼 풍부한 석유자원을 무기로 삼아온 덕에 리비아는 서방과의 외교전에서도 굴하지 않고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다. 2008년 스위스 당국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다섯째 아들 한니발 부부를 가정부 학대 혐의로 체포하자 리비아는 스위스에 대한 원유 공급량을 줄이고, 스위스 은행에서 50억달러 이상을 인출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결국 다음해인 2009년 스위스 대통령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방문해 리비아 정부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기까지 이르렀다. 또 1988년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팬암기를 폭파해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리비아 출신 폭파범이 2009년 석방된 것은 영국 석유메이저 BP의 로비 덕분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국이 2005년 제재를 해제한 이후 리비아에는 100여개의 석유업체가 진출해 있다. 이번 반정부 시위로 이들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에 따르면 영국 BP는 이날 9억달러(약 1조152억원) 규모의 새 천연가스 시추사업을 연기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리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에 따르면 블레어와 후임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리비아와 수십억파운드 규모의 원유 수급 거래를 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영국은 97년 총리 취임 당시 인권을 중시하는 ‘윤리 외교’를 표방했던 블레어 재임 시절 이래 리비아에 대량의 무기를 공급해 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