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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밤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

3주 간 이어진 타흐리르 광장의 반정부 시위 동안도 우리나라의 촛불집회 때처럼 재치 넘치는 다양한 구호들이 나왔다고 하네요. 아사히신문이 유료로 운영하는 아사히 중동 매거진에서 본 기사에 포함된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유료 기사라 전문을 소개해 드리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카와카미 야스노리 중동주재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겸 논설위원이 쓴 기사 중 일부에서 발췌해 봤습니다.

이집트인들은 아랍에서도 농담이나 언어유희를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들 사이에 무바라크의 대통령직 사임이 발표된 후에 유행한 구호로는 "안녕히, 무바라크여. 백만을 도둑질한 이여"가 있습니다. 이 구호는 아랍민족주의를 주창했던 이집트의 영웅 나세르 전 대통령이 급사했을 당시 장례식에서 수백만명이 모여 외쳤던 구호 "안녕히, 나세르여. 백만인에게 사랑받았던 사람이여"였다고 하네요.

튀니지 대통령이 망명한 것에 영향을 받아 젊은이들이 1월 25일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서 외친 말은 "무바라크 이르하르(떠나라)"였고, 이것이 이집트 사람들의 마음에 열병처럼 번졌다고 합니다. 어디서나 제일 좋은 구호는 8박자 구호인 것 같아요.^^

광장에서 생겨난 구호 중에 "무바라크여 잠에서 깨면 오늘이 최후의 날이다"가 있는데요, 잠은 노우무, 날은 발음이 요우무라고 하네요. 두 단어의 운을 이용한 구호네요. "이후나 무슈 하네무시, 인타 이무시"라는 짧은 노래도  전국에서 민주화 시위에 쓰였습니다. "우리는 떠나지 않는다. 니가 떠나는 거다"라는 뜻이라네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가사가 생각납니다.ㅎㅎ

마지막으로 무바라크가 10일 밤 사임할 것이라는 얘기가 이집트인들을 희망에 부풀게 했으나 밤 연설에서 9월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자 11일 100만명 이상이 광장에 모여들었던 때의 구호입니다. "무바라크여 이르하르의 뜻을 모르는가. '어딘가로 가달라'고 하는 거다"라는 구호가 유행했다고 하네요. 이르하르는 앞서도 말씀드렸듯 '떠나라'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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