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동 관련 기사 2010.2.~

무사·엘바라데이·고님… 주목 받는 이집트 야권 중심인물

무사·엘바라데이·고님… 주목 받는 이집트 야권 중심인물

ㆍ무사 - 장관 출신 아랍연맹 총장… 유력 대권 후보
ㆍ엘바라데이 - 국내 지지기반 취약 … 고님 - 민주화의 영웅

무사·엘바라데이·고님(왼쪽부터)


이집트의 야권 중심인물로는 아랍연맹 사무총장 아무르 무사(75),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69) 등이 꼽힌다. 새롭게 민주화의 영웅으로 급부상한 구글 임원 와엘 고님(30)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무사 사무총장은 차기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지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판적이고, 무바라크의 독재와 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지명도를 얻고 있다. 무바라크는 과거 여러 차례 무사의 대중적 인기에 강한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사가 2001년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맡아 내정과 거리를 둔 이유의 하나다. 타흐리르 광장의 시민들은 지난 4일 광장을 방문한 무사를 박수로 환영했다. 일부는 “우리는 당신이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무사는 몇 주 안에 아랍연맹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고 이집트 정계에 복귀할 계획이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이집트 시위 사태 이후 강력한 어조로 무바라크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7년 처음 IAEA 사무총장직을 맡은 뒤 3차례 연임했고, 2005년에는 핵무기 확산 방지와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에 공헌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엘바라데이는 IAEA 총장 임기 만료 뒤 2010년 2월 이집트로 귀국해 무슬림형제단과 함께 개헌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귀국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한 뒤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촉구해왔다. 장기간 해외에서 활동한 탓에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것이 최대 약점이다.

구글의 중동·북아프리카 마케팅 책임자 고님은 지난달 27일 경찰의 반부패 활동가 칼레드 사이드 폭행치사 사건에 항의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민주화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경찰에 체포된 뒤 지난 7일 석방됐다. 풀려난 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보인 눈물은 이후 시위 규모가 확대되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 야당인 알 가드당의 당수로서 2005년 대선에도 출마했던 인권변호사 출신의 젊은 정치인 아이만 누르(47) 등도 이집트인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