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동 관련 기사 2010.2.~

‘이집트 정국의 핵’ 탄타위·에난

‘이집트 정국의 핵’ 탄타위·에난

ㆍ탄타위 국방 ‘개혁 저항 인물’
ㆍ에난 육참총장, 대표적 친미파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과 동시에 권력을 장악한 군 지도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랜 기간 무바라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76·사진)과 사미 하페즈 에난 육군참모총장(63) 등이 핵심인물이다.

새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까지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국정운영을 담당하게 된 탄타위는 앞으로 정국을 안정시키고 대선이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비상계엄법을 조속히 철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이전부터 무바라크의 잠재적인 후계자 중 하나로 언급돼왔다. 전형적인 야전군 출신으로 1991년부터 국방장관을 맡아왔다. 지난달 29일 개각에서는 국방장관에 더해 부총리에 임명됐다.

1956년 보병으로 처음 군생활을 시작한 탄타위는 56년과 67년, 7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대이스라엘 전쟁에 참가했다. 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전쟁에 참여한 공로로 쿠웨이트 해방 훈장을 받기도 했다.

탄타위 국방장관
탄타위는 이번 시위 동안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6차례 통화하는 등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08년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은 탄타위에 대해 “매력적이고 예의바르지만 나이가 많고 개혁에 저항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탄타위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정치적인 야심은 별로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12일 전했다.

무바라크가 샤름 엘 셰이크로 이동할 때 동행했던 에난 참모총장은 군 내에서 탄타위 바로 다음 서열이며 역시 무바라크의 잠재적인 후계자 중 하나로 꼽혀온 인물이다. 에난 총장이 마지막 순간 무바라크를 동행하면서 수행했던 임무가 단순 경호인지, 퇴진 설득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에난은 이집트 군부 내에서 가장 친미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류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은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에난이 탄타위보다 젊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으며 에난과 함께 일했던 미국 관리들이 그를 영리하고 혁신적이라고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