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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벌 급감에 세계적 식량위기 우려

벌 급감에 세계적 식량위기 우려


ㆍ농작물 꽃가루 수정 타격… ‘벌 경제효과’ 45조원 달해

전 세계적인 벌 개체 수의 감소가 새로운 식량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일리노이대학 곤충학자 시드니 캐머런이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내에 서식하는 벌 가운데 4개 종에 대해 3년 동안 연구한 결과 이들의 개체 수가 20년 전인 지난 1990년에 비해 96%가량 감소했다. 이들 4개 종의 벌이 서식하는 범위 역시 적게는 23%에서 많게는 87%까지 축소됐다. 영국에 서식하는 전체 25개 종 가운데 3개 종은 이미 멸종했고, 나머지 가운데서도 11개 종은 1970년대에 비해 70%가량 줄었다.


벌의 감소는 수술과 암술의 수정을 벌에 의존하고 있는 식물들에게 영향을 미쳐 세계 식량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벌은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 전 세계 상업작물의 90%가량을 수정시켜 열매를 맺도록 해준다. 커피, 콩, 목화 등은 전적으로 벌에 의존하고 있다. 상업작물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는 식물 역시 대부분 벌이 수정을 시키고 있다. 경제적인 영향력도 막대해 벌이 식물을 수정시켜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60억파운드(약 45조1500억원)에 달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 서식하는 벌이 모두 사라질 경우 영국 농업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의 13%에 달하는 4억4000만파운드(약 7640억원)가량의 피해를 입게 된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벌이 줄어들고 있는 원인으로 살충제 남용과 도시화로 인해 벌의 행동습성이 바뀌는 것을 들고 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되거나 벌의 몸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늘어나는 것도 감소 원인이다. 게다가 벌의 유전자적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질병이나 오염물질 등에 취약해진 것도 벌이 급감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