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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상업화 물결에 밀려나는 중국 소수민족들

상업화 물결에 밀려나는 중국 소수민족들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의 소수민족 거주지역에서 소수민족들이 고향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소수민족 거주지역  지도입니다. 출처는 요미우리신문이에요
3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수민족 거주지역에서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정작 소수민족들은 이전보다 고통스럽게 생활하거나 고향을 등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마지막 상형문자인 둥바문자를 사용하는 중국 남서부 윈남성 나시족(納西族) 자치현에는 현재 목조가옥들 사이로 돌로 된 길이 미로처럼 펼쳐져 있다. 이 지역은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 토산품 상점과 호텔, 식당, 바 등이 차례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는 약 3.8㎢인 나시족 자치현 여강의 고성 내에 약 2000개 이상의 점포가 들어선 상태다.

2009년 이곳에는 중국 국내와 해외에서 758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덕분에 인구 110만명인 여강시는 총생산의 75%에 달하는 88억위안(약 1조5000억원)의 관광수입을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여강시는 건물 유지보수를 포함해 고성 보존에 약 15억위안(약 255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여강시가 막대한 관광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고성 내 인구 15만명의 70%가량에 달하는 나시족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과 생활환경 악화로 나시족의 절반 이상이 이미 여강시를 떠났다.

나시족 여성인 리씨(54)는 “밤에는 시끄럽고, 물은 오염돼서 마실 수가 없다.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다. 1년 내에 떠날 것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여강시 고성보호관리국의 역시 나시족인 고위간부는 “2.5위안(약 425원)짜리 티셔츠에 둥바문자를 인쇄해 팔면 5배를 받을 수 있다. 경제적 가치가 있어야만 문화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라고 잘라말했다.

여강 고성은 관광진흥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면서 중국 내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신청 바람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 내에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은 40곳이며 이밖에 35건이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곧 현재 세계문화유산 최다 보유국인 이탈리아의 45곳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구이저우성의 먀오족(苗族) 1200가구 거주지역도 현재 등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 지역은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빈곤지역이다.

구이저우성 정부는 2008년 관광진흥을 위해 5000만위안(약 85억원) 이상을 투입해 거리를 조명으로 장식하고 농지를 갈아엎어 상점가를 건설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중순 치른 13년에 한 번 있는 먀오족 전통축제는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먀오족의 한 원로는 “선조들의 관습을 지키는 것이 나의 임무다. 빠른 상업화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먀오족 집단거주지역의 상업화 흐름에 대해 우려했다.

광저우미술학원의 리공밍 교수는 “정부와 개발업자, 그리고 어용학자들이 참가해 이익만을 쫓으면서 소수민족의 미래 생활에 대한 관점은 없이 이뤄지는 관광 진흥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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