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사흘째 사망·실종 700여명지진, 화산 폭발로 인해 인도네시아 내 사망, 실종자가 7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구조작업과 사망자 확인이 늦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이틀 동안 잇따라 발생한 지진, 쓰나미와 화산 폭발로 현재 인도네시아 내 사망자는 302명, 실종자는 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쓰나미가 발생한 먼따와이 군도의 경우 12시간가량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지형적 악조건에다 구조인력도 부족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메라피 화산 인근 주민 1만9000여명에게 소개령을 내렸다.
지난 25일 수마트라섬 서부 연안에서 발생한 강진과 26일 자바섬의 해발 2914m의 메라피 화산의 폭발 등 인도네시아에 자연재해가 잦은 것은 약 1만7500개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섬들의 지각을 이루는 판(板)들의 요동 때문이다. 유라시아판과 호주판이 마찰하면서 생긴 열로 암석이 녹아 용암이 생성되고, 이 용암으로 인해 화산 분출과 지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는 두 개의 판이 마찰하면서 생기는 용암으로 인해 생성된 활화산이 129개에 달한다.
또 인도네시아는 육지와 해저 곳곳에서 계속해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지역들인 환태평양 화산대와 알파이드대 양쪽 모두에 걸쳐 있다. ‘불의 고리’로도 불리는 환태평양 화산대는 칠레에서 북아메리카 해안, 일본과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의 섬들을 연결하는 4만㎞ 길이의 고리 모양 지역으로 전 세계 지진의 약 90%, 강진의 8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부터 히말라야산맥, 이란, 알프스산 등 유라시아 대륙의 주요 산맥을 잇는 알파이드대는 전 세계 지진의 17%, 강진의 5~6%가량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특히 작은 규모의 분출이 계속되고 있는 메라피 화산은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화산 내 압력이 서서히 낮아지길 바라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근래 몇 년간 보지 못한 거대한 분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산조사소 연구자 제드 수안티카는 AP통신에 “화산 분출이 천천히 오랫동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도 규모 8.5 이상의 지진이 인도네시아 파당지역에서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들어 강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로 인한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4년에는 규모 9.1의 강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약 23만1000명이 사망했고 지난해 9월에도 파당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1100명이 사망했다. 이번에 폭발한 메라피 화산 역시 1930년 폭발로 약 1300명의 사망자를 냈었고, 94년과 2006년에도 폭발해 각각 60명과 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한편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 등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27일 오전 귀국길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지원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