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9.16. 경향신문 2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저자 미치 앨봄 반박
"과도한 학습부담 시달려 미국에선 불가능한 방식"
“한국 아이들은 100년 전의 미국 아이들 처럼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할 뿐이다.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교육 칭찬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자신이 최근 한국에 가서 관찰해보니 한국학생들은 맹목적 성공욕구와 과도한 학습부담으로 시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 할 대상이 전혀 아니라는 말이다.
앨봄은 지난 12일 미국 일간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 기고문에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의 길이는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해 3월 “미국 어린이들은 매년 한국 어린이들 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개월이나 적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앨봄은 또 “미국에서는 한국식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한국의 교육방식이 옳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자가 되고, 남보다 위에 서며, 영어를 잘하기 위해 미국인이 되기를 원한다”며 “이는 20세기 초의 미국 이민자들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대학에 못 가고, 대학에 못 가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어 결국 루저(패배자)가 된다고 했던 태도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방식을 따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부모가 요구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부모를 무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 아이들은 표준화된 시험들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지만, 미국 학교에서 적응을 못해 중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학교 체류시간을 1개월 늘리면 미국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처럼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앨봄은 마지막으로 “미국 아이들은 더 많이 웃고, 여러 스포츠를 즐기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진지하고 성공을 위해서만 애쓴다”라며 미국 아이들의 생활이 더 건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앨봄이 죽음을 앞둔 대학 은사인 모리 교수와 나눈 대화를 담은 책으로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뒤 50개국에서 1600여만부가 팔렸다. 한국에서만 300여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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