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총선을 눈앞에 둔 아프가니스탄의 치안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탈레반이 주도하는 반 미·반 정부 시위와 무장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치안 불안의 틈새를 노린 부정선거 우려까지 높아지는 형국이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15일 카불에서 일어난 과격시위로 15명 정도의 시위대와 35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아프간 당국은 이번 시위의 배후로 탈레반을 꼽고 있다. 미국 테리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 계획에 따른 무슬림들의 반발심리를 최대한 이용, 반 미·반 카르자이 정부 시위로 확대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만여명에 달하는 시위대의 상당수는 존스 목사가 당초 9·11테러 9주년을 맞아 가지려던 코란 소각행사를 취소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의 무장공격도 부쩍 늘어났다. 아프간 비정부기구(NGO) 세이프티 오피스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630건이었던 무장공격이 올 8월엔 1353건으로 증가했다. 나토군에 따르면 9월 들어서만 탈레반의 공격으로 주민 25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불안이 가중되면서 유권자의 안전과 선거의 공정성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프간 독립선거관리위원회(IEC)에 따르면 5816개의 투표소 가운데 1000개 이상에서 투표가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이 아프간 주재 직원 가운데 3분의 1 정도인 약 300명을 철수시킨데다가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해 대선에 비해 선거 감시요원을 크게 줄여 부정선거 가능성도 높아졌다.
알 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최근 3달 동안 가짜 유권자 등록증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여성에 할당된 68석을 포함, 하원 의원 249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는 2514명의 후보자가 입후보했으며 이 중 여성은 406명이다. 최종결과는 10월31일 발표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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