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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이민자 천국’ 스웨덴 ‘反이민’ 분위기 확산

ㆍ보수우파 성향 민주당 첫 의회 진출 가능성

이민자들이 정착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평가받아온 스웨덴에서도 오는 19일 총선을 앞두고 반(反)이민 바람이 불고 있다.

프랑스에서 추방된 집시들이 14일 두 대의 특별 전세기편으로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도착한 뒤 가방을 나르고 있다. 부쿠레슈티 | AP연합뉴스

15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에 따르면 이민자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표방하고 있는 정당이 사상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회민주주의 전통으로 이민자에 대해 톨레랑스(관용)를 베풀어왔던 스웨덴도 야박해질 것을 예고하는 셈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반이민자 정서를 표방하고 있는 스웨덴 민주당은 총선에서 의회 진출 한계선인 4%를 크게 웃도는 득표를 할 것으로 점쳐졌다. 스웨덴 민주당은 “스웨덴 내 무슬림 인구의 증가는 2차대전 이후 외부로부터 받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이라며 이민자 수를 90% 줄일 것을 주장하는 보수우파 성향의 정당이다. 

1988년 창당 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스웨덴 민주당은 최근 인종차별 내용을 담은 광고를 방영하려다 거부당한 것이 계기가 돼 대중에게 알려졌다. 부르카를 입은 한 무리의 무슬림 여성들이 복지급여를 받으려고 기다리던 백인 연금수급자를 밀치고 앞질러 가는 내용의 30초짜리 선거광고를 스웨덴의 한 방송국이 방영을 거부했다가 일부를 불투명 처리하는 조건으로 내보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검열의 희생자인 것처럼 부각됐고, 불경기와 실업에 대한 불만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투표 결과에 따라 스웨덴 민주당은 보수당의 프레드릭 라인펠트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립정부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총선에서 중도우파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연정에서 배제됐던 민주당을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다.

유럽 곳곳에서 이민자들을 적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6월 총선에서 반이슬람·반이민을 기치로 내건 자유당이 제3당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랑스와이탈리아의 우파정부는 집시를 비롯한 이민자에 대한 불관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