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서울극장
'남쪽으로 튀어'는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대학 시절 아나키스트로 활동했던 부부와 그들의 세 아이, 그리고 그 친구들이 벌이는 소동극이에요. 원작의 시끌벅적한 내용과 빠른 진행에다 일본 영화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는 개뿔, 원작에서 나름 의미있던 부분들은 싹 없애버리고 맘대로 내용을 확 줄여버린 데다가 한바탕 소동이 벌어져야 하는 장면인 데도 그닥 활기차 보이지 않는 연출 덕에 다소 실망했네요.
원작을 안 보고 영화만 보신다면 키득키득 웃으며 즐겁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원작만큼의 유쾌함을 기대하고 가신 분들은 저처럼 실망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나키 성향으로 가득찬 전반부와 오키나와인의 긍지에 치우쳐 버린 후반부는 원작에서도 그닥 어울리지 않는,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영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한층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냥 소설을 한번 더 읽은 편이 나았겠다 싶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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