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9-08 03:32:09ㅣ수정 : 2010-09-08 16:29:10
바그다드에서 옷을 만들어 팔며 생활하는 니달 하이다(38)의 여섯 자매 가운데 시집을 간사람은 한 명 뿐이다. 하이다 역시 미혼이며, 23~40세인 자매들은 부모와 함께 전쟁 기간 동안 최악의 시가전이 벌어졌었던 바그다드 동부의 시이테 지역에 살고 있다.
하이다는 “나이가 먹을수록 남편을 맞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과년한 여성에게도 홀아비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청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도 요즘에는 돈이 많거나 어린 여성을 찾기 때문에 내가 결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03년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침공으로 시작한 전쟁은 이라크 사람들에게 많은 상채기를 남겼다. 그중 여성들이 30세가 넘어도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노처녀들은 전쟁의 또 다른 희생자들이다.
7년 동안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종파간 분쟁, 테러 탓에 많은 젊은 남자들이 살해당하고, 사회적인 관계들도 끊어지면서 여성들의 결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여성들은 10대나 2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0세를 넘긴 여성은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게 된다. 대개 부모나 친척과 함께 생활하면서 하인 같은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집이 부유하거나 교육을 받았거나 직업을 갖고 있지 않다면 청소와 세탁, 요리, 육아 등의 허드렛 일을 하며 평생을 보내는 셈이다.
미혼여성들이 택할 수 있는 일자리 역시 제한적이다. 대부분이 평생 집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실상의 '가택연금'에 처해지는 이유다. 하이다는 “하루 종일 집에만 틀어박혀 생활한다. 외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전쟁으로 인해 결혼할 기회도 잃었다. 이제는 더 이상 결혼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미혼에 무직자인 파이하 자릴(39)은 가족들과 함께 바그다드 서쪽 지하드 근처에서 살고 있다. 자릴은 “올케는 나를 하인처럼 대한다. 아직 결혼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없다. 전쟁과 폭력과 분파주의가 내게 일어난 비극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의 30대 이상 미혼여성에 대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여성인권운동가들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미혼 여성들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80년대의 이란·이라크 전쟁에 이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오랫동안 전쟁과 정치적 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라크에서 여성들이 30세가 넘어도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결혼을 못한 여성의 수는 2003년 이후 급증했다. 많은 젊은 남성들이 살해됐고, 또 수십만 명이 이라크를 떠났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다소 뜸해졌다고는 하지만 항다반사로 일어났던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은 이라크의 전통적인 사회 관계를 붕괴시켰다.
남자들이 다른 집을 방문해 미래의 배우자를 만날 기회를 갖는 일도 드물어졌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남자들이 결혼할 때 여성의 가족에게 줘야할 지참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된 것도 미혼 여성이 늘어나는 이유다.
바그다드의 비정부여성단체 대표 지난 무바라크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는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에 비해 미혼 여성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여성단체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여성과 결혼하거나 이슬람법에 의해 허용돼 있는 두 번째 아내를 맞을 경우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무바라크는 35세 이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남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이 정책이 여성들에게 해가될 수도 있다. 무바라크는 “여성들은 상품이 아니다”라며 “만약 이 정책을 추진한다면 남성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성단체의 활동가 하나 아드와르는 “이런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경제를 부흥시키고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혼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사회가 여성들에 대한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여성들은 결혼보다 직업을 갖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바그다드에 사는 영어교사 리나 하미드 살리(32)는 “나는 결혼해서 일하지 않고 사는 것보다 직업을 갖고 있는 쪽이 더 좋다”며 “직장에서 내 노력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지만 결혼을 한 상태에서는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이다는 “나이가 먹을수록 남편을 맞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과년한 여성에게도 홀아비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청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도 요즘에는 돈이 많거나 어린 여성을 찾기 때문에 내가 결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바드다드 도심의 시장에서 이라크 여성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AP
2003년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침공으로 시작한 전쟁은 이라크 사람들에게 많은 상채기를 남겼다. 그중 여성들이 30세가 넘어도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노처녀들은 전쟁의 또 다른 희생자들이다.
7년 동안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종파간 분쟁, 테러 탓에 많은 젊은 남자들이 살해당하고, 사회적인 관계들도 끊어지면서 여성들의 결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라크 여성들은 10대나 2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0세를 넘긴 여성은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게 된다. 대개 부모나 친척과 함께 생활하면서 하인 같은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집이 부유하거나 교육을 받았거나 직업을 갖고 있지 않다면 청소와 세탁, 요리, 육아 등의 허드렛 일을 하며 평생을 보내는 셈이다.
미혼여성들이 택할 수 있는 일자리 역시 제한적이다. 대부분이 평생 집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실상의 '가택연금'에 처해지는 이유다. 하이다는 “하루 종일 집에만 틀어박혀 생활한다. 외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전쟁으로 인해 결혼할 기회도 잃었다. 이제는 더 이상 결혼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미혼에 무직자인 파이하 자릴(39)은 가족들과 함께 바그다드 서쪽 지하드 근처에서 살고 있다. 자릴은 “올케는 나를 하인처럼 대한다. 아직 결혼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없다. 전쟁과 폭력과 분파주의가 내게 일어난 비극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의 30대 이상 미혼여성에 대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여성인권운동가들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미혼 여성들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80년대의 이란·이라크 전쟁에 이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오랫동안 전쟁과 정치적 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라크에서 여성들이 30세가 넘어도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결혼을 못한 여성의 수는 2003년 이후 급증했다. 많은 젊은 남성들이 살해됐고, 또 수십만 명이 이라크를 떠났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다소 뜸해졌다고는 하지만 항다반사로 일어났던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은 이라크의 전통적인 사회 관계를 붕괴시켰다.
남자들이 다른 집을 방문해 미래의 배우자를 만날 기회를 갖는 일도 드물어졌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남자들이 결혼할 때 여성의 가족에게 줘야할 지참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된 것도 미혼 여성이 늘어나는 이유다.
바그다드의 비정부여성단체 대표 지난 무바라크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는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에 비해 미혼 여성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여성단체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여성과 결혼하거나 이슬람법에 의해 허용돼 있는 두 번째 아내를 맞을 경우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무바라크는 35세 이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남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이 정책이 여성들에게 해가될 수도 있다. 무바라크는 “여성들은 상품이 아니다”라며 “만약 이 정책을 추진한다면 남성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성단체의 활동가 하나 아드와르는 “이런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경제를 부흥시키고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혼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사회가 여성들에 대한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여성들은 결혼보다 직업을 갖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바그다드에 사는 영어교사 리나 하미드 살리(32)는 “나는 결혼해서 일하지 않고 사는 것보다 직업을 갖고 있는 쪽이 더 좋다”며 “직장에서 내 노력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지만 결혼을 한 상태에서는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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