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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환경기자의 환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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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 습지 2곳 등재…람사르 회원 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ㆍ협약 “5월 가입 승인 후 등재”
ㆍ금강산 유네스코 보전지역 신청

북한이 람사르습지 등재를 신청한 함경북도 두만강 하구의 라선철새보호구의 모습. 람사르협약 사무국 제공

북한이 람사르습지 등재를 신청한 함경북도 두만강 하구의 라선철새보호구의 모습. 람사르협약 사무국 제공

생태적 가치가 높은 습지 보전 관련 람사르협약에 북한이 오는 5월 가입하고 이후 철새보호구 두 곳이 람사르습지에 등재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7월 유네스코에서는 금강산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관광산업 육성과 국제사회와의 교류 확대를 향한 북한의 적극적인 행보여서 남북, 북·미 대화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람사르협약 사무국은 “지난달 6일 북한을 170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승인하고 올해 5월16일부로 정식 가입시킬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북한은 우선 첫 람사르습지로 평안남도 청천강 하구의 문덕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두만강 하구의 라선철새보호구를 등재할 예정이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되면 철새 등 생태조사를 위한 국제학술교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북한은 금강산과 인근 지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인 여부는 오는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MAB(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금강산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추진을 밝혔지만, 신청서 제출과 승인을 눈앞에 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는 금강산 등지의 국제적 지명도를 높여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태 보전’ 국제사회와 눈 맞추는 북한 

람사르협약 가입 이유는 

북한이 람사르협약 가입과 금강산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을 추진하는 것은 자연과학 분야에서도 그동안 걸어놓았던 빗장을 풀어 국제사회 일원으로 인정받으려는 행보로 보인다. 자국 내 습지를 비롯한 자연자원의 보전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학술교류를 늘리는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철새보호구와 금강산 등지에 대한 적절한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병행해 관광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 

[단독]북 습지 2곳 등재…람사르 회원 된다

실제 북한이 지난 2월 가입을 승인받아 5월에 정식 회원국이 되는 람사르협약과 7월 금강산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은 모두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전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람사르습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산이나 습지 등은 대부분 관광산업이 활성화된 곳이 많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전남 순천만 등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이나 람사르습지 등재를 추진하는 목적도 마찬가지다. 국제적 인증을 받고 지역주민의 소득 향상, 지속가능한 이용 등을 위해서다. 유엔 제재가 풀린다면 북한의 보호지역들에서 멸종위기종을 브랜드로 삼은 농산품이 수출될 날이 올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금강산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오는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제30차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사업(MAB)위원회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이 때 순천만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여부도 결정된다. 관계기관과 학계에서는 금강산과 순천만이 무난히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생물권보전지역 승인은 서류 심사를 통해 이뤄지며 신청서에는 해당 지역을 엄정하게 보전하기 위한 계획과 해당 지역의 생태관광산업 활성화, 생물자원의 산업적 이용 등의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오는 5월 북한이 자국의 첫 람사르습지들로 등재할 예정인 문덕철새보호구와 라선철새보호구는 모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서식지로서 가치가 높은 곳들이다.

람사르협약 사무국은 청천강 하구의 문덕철새보호구에 대해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흑두루미, 개리 등의 보호를 위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사무국은 이들 조류의 50% 이상이 서식하거나 거쳐가는 곳인 동시에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오가는 철새에게도 영양분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만강 하구의 라선철새보호구는 만포, 서번포, 동번포 등 3개 호수로 이뤄져 있다. 재두루미, 알락꼬리마도요 등이 도래하며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오가는 혹고니의 7%가 이 지역을 이용한다. 

특히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추진 중인 금강산은 북한의 관광산업 활성화에 핵심 역할을 할 지역으로 보인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북한은 2015년 원산~금강산에 이르는 동해안 지역에 국제여행특구를 만드는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북한 국가설계지도국의 ‘원산~금강산 여행지구개발 총계획’에는 이곳에 대규모 호텔, 골프장, 리조트, 생태공원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북한은 금강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려는 노력도 오래전부터 이어오고 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들은 최근 무르익는 남북관계, 북·미관계 해빙 분위기와 맞물려 더 주목된다. 정치·경제 분야의 교류·협력이 이뤄질 경우 북한의 관광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 있는 북한 내 보호구역이 해외 연구진에게 공개될 경우 한반도 자연과학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유네스코 산하 위원회인 인간과생물권사업(MAB)위원회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북한에는 백두산, 구월산, 묘향산, 칠보산 등 4곳의 생물권보전지역이 있으며 국내에는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 광릉숲, 고창 등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람사르협약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출범한 국제협약으로 철새 등 특정 생물종의 생존을 위한 생태계의 보존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람사르습지는 보전가치가 높은 습지를 당사국의 신청을 받아 등재하는 방식으로 지정되며 2018년 현재 전 세계 2331개 습지가 등재돼 있다. 국내의 람사르습지는 제주 동백동산, 인제 대암산 용늪 등22곳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160600145&code=610103#csidxc22f0d321a078b7bfc0d4ad6de0541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