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cgv 8.18.
'기적의 오케스트라 - 엘 시스테마(이하 기적의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전국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엘 시스테마를 만들고 키운 이들, 그 안에서 희망을 찾은 아이들, 그리고 자라난 후 아이들을 가르치는 청년들 등을 통해 암울했던 베네수엘라가 조금씩 더 나아지는 데에 이 오케스트라가 일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근데 문제는 제 마음이 메말라서인지는 몰라도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다는 점이에요. 15세만 되면 총을 들게 되고 몇 개월 후면 주검으로 발견된다는 영화 속 한 아이의 말처럼 가혹한 현실 속에서 음악이 주는 희망을 소재로 삼는다면 당연히 큰 감동, 어쩌면 눈가에 이슬도 살짝 맺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잖아요. 그런데 기적의 오케스트라는 참 좋은 내용이고, 또 억지로 눈물을 자아내지 않는다는 장점이 그대로 단점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우리는 이 오케스트라 때문에 기뻐요.", "창립자 할아버지 덕분이에요."라는 대사들만 반복해서 나올 뿐 이 오케스트라 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닥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실재하는 현실에 대한 기록인 다큐멘터리가 반드시 감동을 안겨줘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감동적인 내용을 굳이 감동적이지 않게 만들 이유는 없는 거니까요.
결론으로 봐야할 영화인지 아닌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다큐멘터리 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보실 것을, 다큐에는 별 관심이 없으시다면 비추입니다. 아, 다시 말씀 드리지만 좋은 영화가 아니라고 말씀 드리는 건 아니니 참고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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