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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동물, 함께 사는 이야기

동물들의 겨울나기(1) - 너구리

아래 블로그 내용에 대한 기사는 다음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들은 모두 국립생물자원관 서문홍 연구사가 제공해주신 것들입니다.


눈, 눈, 눈, 동물들도 울고 싶다… 먹이와의 사투, 야생동물의 힘겨운 겨울나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2232127445&code=610103








너구리는 한반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동물입니다. 산에도, 들에도, 바닷가에도 사는 동물이지요. 흔히 동면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정도의 겨울 기온에는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고 하네요. 겨울철에는 굴 안에서 주로 생활을 하지만 빈번하게 외출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실제 제가 2월 중순 인천 송도 매립지의 너구리 서식지를 찾아갔을 때도 하루 이틀 정도 전에 배설한 것으로 보이는 분변을 너구리들이 주로 이용해온 화장실에서 볼 수 있었고, 갓 남긴 듯한 발자국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겨울 동안 국립생물자원관 서문홍 연구사가 위치 추적 연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너구리가 활발히 이동한 것이 확인되었고요.






아래에 2006년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와 환경대학원 연구자들이 작성한 '농촌 지역의 너구리 행동권'이라는 제목의 논문의 일부를 발췌해 봅니다.


일부 추운 지역에서는 너구리가 동면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에 B, C, E, F 4개체의 무선추적이 이루어졌으며 B와 C 개체는 한 쌍으로서 겨울철 행동이 극히 줄어들어 무선추적을 하는 동안 굴 밖으로 나온 경우를 확인하지 못하였고, 일주일 간 굴 입구에 무인센서 카메라를 설치하였으나 촬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굴 입구의 눈 위 발자국이나 흙의 상태로 보아 완전한 동면을 하지 않고 비교적 빈번하게 외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달리 또 다른 한 쌍인 E, F 개체는 겨울철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하였으며, 영하 5도 이하의 매우 춥고 눈이 많이 쌓인 상황에서도 활동을 하였다.



아래는 무인카메라에 잡힌 너구리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너구리는 겨울 동안 무엇을 먹으면서 추위를 견뎌내고 있을까요? 생물자원관 서문홍 연구사에 따르면 너구리는 잡식성이다보니 나무열매, 곤충, 물고기 등 다양한 먹이를 먹습니다. 바닷가에 사는 너구리는 게를 많이 먹고, 하천이나 연못 근처에 사는 너구리는 물고기를 많이 먹겠지요. 인천 송도에서 확인한 너구리의 배설물에서는 식물의 종자들이 확인됐습니다. 서문홍 연구사는 너구리가 살고있는 매립지 내 초지에서 바닷가 갯벌이 무척 가깝기 때문에 게 등의 갑각류를 잡아먹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너구리가 매립지 내 작은 연못에서 잡아온 메기와 붕어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