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총선 보궐선거 투표 당일이었던 지난 4월 1일 수치 여사가 자신의 선거구인 코무 나이신꽁 마을의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선거 관련 공무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경호원들이 막는 통에 겨우 찍은 사진이지요.
이렇게 후보자가 자신이 투표하는 장소도 아닌 곳을 방문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날 수치 여사는 코무 지역의 투표소를 차례로 찾아다녔고, 가는 곳마다 주민들은 "아메 수(어머니 수)"를 연호하며 그를 반겼습니다. 외신 기자들도 수치 여사의 말 한 마디라도 더 들으려,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으려고 따라붙었고요. 저도 40도 가까운 폭염 속에서 수치 여사를 따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지요.
여기서부턴 다른 투표소들 모습입니다. 버마 외교부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지침과는 상관없이 현장의 책임자들에 따라 투표소 공개의 범위는 크게 달랐습니다. 투표소 안에까지 들어가서 사진을 찍게 해주는 경우도 있었고, 투표소 밖에서만 볼 수 있게 하는 경우나 들어갈 수는 있지만 사진은 밖에서만 찍어야 하는 등 제각각이었지요. 아직 체계적인 선거 관리 경험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처음으로 자신들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것에 무척 고무된 표정들이었습니다. 수치 여사의 당선은 누가 봐도 이미 확정적인 상태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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