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갈무리 사진. 튜바족이 사용하는 아이폰 어플 화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192031461&code=970100
아이폰, 페이스북이 소멸 위기 언어를 살린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소멸 위기에 놓인 언어들의 명맥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8일 시베리아, 몽골의 유목민인 튜바족은 아이폰 어플을 통해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에게 고유어의 발음을 가르치고 있으며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부족 젊은이들이 고유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사용하는 이들이 얼마 남지 않은 언어들의 경우 해당 언어를 사용하거나 교육할 기회 자체가 부족한 탓에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었는데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아이폰 같은 모바일 기기가 이 언어를 사용할 기회와 동시에 젊은층에게 교육하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든 이 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의 학습도 가능해진 셈이다.
또 미국 스워스모어칼리지 언어학 교수 데이비드 해리슨은 최근 소멸 위기에 놓인 언어의 온라인 사전 8종을 공개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팀과 함께 3년 넘게 지구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원어민들을 만나 발음과 문법 등을 수집해 정리한 것이다.
해리슨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소수가 사용하는 언어들은 소셜미디어, 유튜브, 문자 메시지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확장하는 동시에 그들의 존재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세계화가 소수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세계화에는 5명이나 50명만이 사용하는 언어들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인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구상에는 7000개의 언어가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번 세기 말까지 소멸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2-02-19 20:31:46ㅣ수정 : 2012-02-19 22:4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