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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전세계 9000만명 ‘원전 위험구역’ 거주


전세계 9000만명 ‘원전 위험구역’ 거주

ㆍ미·중은 대도시 주변 건설 더 큰 위협
ㆍ반경 75㎞엔 약 5억명 거주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반경 30㎞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9000만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국, 중국 등의 경우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범위 내에 대도시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지난 2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쓰나미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 설정된 피난지역 범위와 같은 30㎞ 이내 거주 인구는 약 9000만명에 달했다. 미국의 경우 30㎞ 내 거주 인구가 1600만명에 달했고, 중국과 독일, 파키스탄 등이 각각 900만여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인도와 대만, 프랑스 등은 500만~600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경 75㎞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원전 주변 거주 인구는 약 5억명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 1억1000만명, 중국 7300만명, 인도 5700만명, 독일 3900만명, 일본 3300만명 등이다. 네이처는 “원전 주변의 인구 밀도가 위험성의 척도는 아니지만 후쿠시마나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반경 30㎞ 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100만명을 넘는 곳은 21곳이며, 300만명이 넘는 곳은 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경 75㎞ 내에 1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원전도 152곳에 달했다. 

중국의 경우 홍콩 인근의 광둥 원전과 링아오 원전 주변 75㎞ 반경 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각각 2782만명, 2754만명에 달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욕 주변의 인디언포인트 원전 반경 75㎞ 이내에는 1730만명가량이 거주하고 있고, 인도 우타프라데시주 주변 나오라 원전 주변 75㎞ 반경 내의 인구도 약 1600만명에 달한다.

한국의 경우는 고리원전 주변 30㎞ 반경 내에 약 341만명이 거주하고 있고, 75㎞ 내에는 705만명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30㎞ 이내에는 약 17만명, 75㎞ 이내에는 173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세계원자력사업자협회 로랑 스트리커 의장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원전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려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