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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기사 2010.2.~

엘바라데이는 구원투수인가, 기회주의자인가



엘바라데이는 구원투수인가, 기회주의자인가


ㆍ민주화시위 구심점 역할 기대 속 “투쟁 않고 외국 맴돌아” 비난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이집트에서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일부 외신들은 27일 그가 오스트리아에서 이집트로 귀국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신변위협을 피하기 위해 빈에 거주해온 엘바라데이의 귀국에 대해 냉담한 시선도 만만치 않다.

알자지라방송은 27일 엘바라데이에 대해 “이미 기회를 놓쳤으며 많은 이집트인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첫 귀국 당시 수천명이 카이로공항에서 그를 환영하며 기대를 걸었지만 외국으로만 나돌며 이집트 내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위 참가자들도 엘바라데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집트 인권단체인 아랍인권정보네트워크의 가말 에이드는 27일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화운동을 이끌려면 시민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부패와 싸울 때 누가 그들 옆에 서 있었는지, 누가 그들을 버렸는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CNN방송은 28일 한 이집트 누리꾼이 트위터에서 엘바라데이에게 “사람들이 얻어맞고 체포될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질문한 것을 소개했다.

시사 주간 타임은 “27일 “혁명에 참가하려고 돌아온 것이라면 파티에 조금 늦었다”고 27일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27일 “엘바라데이는 김대중이 아니다. ‘아랍의 만델라’는 (민중이) 필요했던 때 어디에 있었는가”라며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같은 민주화운동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