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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긴 본 영화

레퓨지. 덜 익은 과일.

상상마당 2010.7.24. 오후 4시 30분

지난 토요일 상상마당에서 본 레퓨지는 프랑스 감독 프랑소와 오종의 신작입니다. 이전 작품들인 스위밍풀, 리키, 8명의 여인들, 크리미널 러버 등과는 다소 달라진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 작품들의 경우 공통적인 것은 아니지만 '다소 지나친 듯한 발랄함', '기괴한 유혹' 등 '독특하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것이 특징이었지요. 그에 비해 레퓨지는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시치미를 뚝 뗀 채 보여줍니다.

사실 스토리라인은 애인이 죽은 후 아이를 가진 여자가 혼자 살다가 동성애자인 동생이 찾아왔는데 그 동생과 사랑에 빠지고-이 이상은 지나친 스포가 될 테니 그만 쓰겠습니다.- 등 한국의 막장 드라마 같은 내용입니다만, 격한 호흡으로 과정되게 이런 과정을 그려내는 한국 드라마들과는 달리 레퓨지의 호흡은 항상 차분하게 이어집니다. 질투나 사랑, 짜증 등의 감정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큰 흐름을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지요.

그러나 일반적인 관객들은 물론이고, 이전의 오종 영화를 보셨던 분들에게도 레퓨지는 그닥 좋은 평을 받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오종 영화의 도발적인 요소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특히요. 저도 나쁘지 않았다 정도로 평가하고 싶네요.

덧붙이자면 관련 기사를 보니 주인공인 여배우 이사벨 카레는 실제 임신한 상태였다고 하네요. 영화를 보는 내내 특수효과인지 실제 임신을 한 것인지 궁금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