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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기사 2010.5.~

4대강 아름다운 영상은 “괜찮아” 파헤쳐진 영상은 “틀지마” 2010.5.28.

ㆍ시민단체 4대강 관련 콘서트, 선관위의 이상한 잣대
ㆍ정부 4대강 홍보책자 공공기관 버젓이 배포… 편파 논란도 불거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민단체의 4대강 관련 콘서트에서 4대강이 파헤쳐진 모습을 담은 영상은 상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반대로 정부가 만든 4대강 사업홍보책자는 선관위의 자제 권고 후에도 버젓이 공공기관에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2010유권자희망연대에 따르면 선관위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릴 예정인 ‘생명과 평화를 위한 콘서트-강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4대강이 파헤쳐진 모습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중지토록 통보했다. 선관위는 “4대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포클레인으로 파헤쳐진 모습을 트는 것은 선거의 쟁점이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상영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콘서트는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학자·종교인·시민단체들의 제안으로 시작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후원하는 행사다. 도종환 시인의 사회로 열리며 가수 안치환·한영애·권진원씨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선관위의 통보에 대해 콘서트 시민추진위원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진위는 “선관위가 4대강 영상 상영을 막는 것은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잣대를 들이대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행사의 추진을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권자희망연대 천준호 공동운영위원장은 “추진위가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지 않은 콘서트 준비 소식을 어떻게 알고 전화했느냐’는 질의에 선관위 측은 ‘4대강 관련 활동과 기사 등을 인터넷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선관위가 시민단체의 4대강 관련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선거법을 빌미로 사실상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선관위가 정부에 대해 4대강 홍보를 자제하라는 권고를 한 이후에도 정부의 4대강 홍보책자는 여전히 계속 뿌려지고 있어 편파 논란도 일고 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정부가 지난달 30일 제작한 4대강 홍보책자가 충청북도 한 도시의 우체국에 비치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체국에 비치된 책자들은 환경부가 제작한 ‘행복 4대강 Q&A’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발간한 ‘4대강 특별호(2010.05) 공감’ 등이다.

한국진보연대 측은 “거리에서 몇백장의 홍보물을 갖고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탄압하는 선관위가 우체국에 정부 책자가 쌓여 배포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며 “선관위의 권고 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5월호 홍보잡지를 버젓이 내놓는 정부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