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 부시먼산족 /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홈페이지 |
소수민족 부시먼(산족)들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보츠와나 정부의 우물 사용 금지 조치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우물에 의존해 사막에서 사냥을 하며 살아온 산족이 약 1만년 전부터 이어온 생활방식을 인정한 것이다.
27일 소수민족 보호단체 서바이벌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보츠와나 항소법원은 칼라하리 수렵금지구역에 거주하는 산족에게 기존 우물 사용권과 새 우물 개발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또 정부의 산족 탄압에 대해 비인간적 대우라고 판시했다.
산족 대변인은 “우리의 권리가 인정된 것이 매우 기쁘다”며 “정부가 앞으로 우리를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먼’ 또는 ‘바사와르’라고 불리는 산족은 보츠와나, 나미비아, 앙골라 등에 약 1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칼라하리 사막 주변에는 약 5000명이 살고 있다.
산족의 수난은 1980년대 초반 칼라하리 사막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보츠와나 정부가 개발을 위해 산족의 집을 철거하고 이들을 내쫓은 것이다. 정부는 사막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속셈은 다이아몬드 광산 및 관광지 개발이었다.
보츠와나 법원은 산족이 정부의 강제퇴거를 막기 위해 낸 소송에 대해 2006년 위헌 판결을 내렸지만 산족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정부가 이번에는 칼라하리 사막의 우물 사용권을 박탈한 것이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서바이벌인터내셔널의 스티븐 코리 대표는 “이번 판결은 부시먼들과 보츠와나 모두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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