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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담배 피는 사르트르’ 다시 햇빛

'담배 피는 사르트르’ 다시 햇빛

ㆍ‘흡연’ 광고 금지 프랑스‘일부 인물 예외’ 법개정

프랑스 광고에서 작고한 작가 장 폴 사르트르나 영화감독 자크 타티가 담배를 물고 있는 멋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프랑스 의회가 모든 광고물에 담배를 들거나 무는 모습을 금지한 반흡연법을 개정, 예외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2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프랑스 상·하원은 지난 19일 문화소위원회에서 사망한 유명인사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문화적인 예외’로 인정, 광고 게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991년 당시 사회보건부 장관이었던 클로드 에뱅이 주도해 제정된 ‘에뱅법’으로 인해 프랑스에서는 광고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장면을 내보낼 수 없다. 

에뱅법에 대한 논란이 일게 된 것은 2009년 타티의 회고영화제 포스터 때문이다. 회고전 주최 측이 타티가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을 장난감 바람개비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 수정해 포스터에 실으면서 이 법에 대해 전체주의 정권의 검열이라는 비판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2005년에도 사르트르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의 포스터에서 지워진 일이 있었다. 사상가이자 작가인 사르트르(1905~80)와 프랑스 희극의 거장으로 불리는 영화감독이자 배우 타티(1909~82)는 모두 담배나 담배 파이프를 물고 있는 모습이 이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의회에서 최종 통과되더라도 담배회사 광고에는 유명인의 흡연 장면 사용이 계속 금지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