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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팔레스타인·미국… 세계의 장벽들


ㆍ전기울타리 둘러싸인 가자지구
ㆍ팔레스타인은 ‘세계 최대 감옥’
ㆍ미국 국경선 매년 수백명 사망

장벽 또는 펜스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사람과 상품, 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한 세계화시대가 무르익으면서 곳곳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하지 않는 사람의 이동을 막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세계적으로 분리장벽의 선두주자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일찌감치 장벽 건설에 착수했다. 국토 면적에 비하면 세계 최대·최장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2002년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둘러싼 장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현재 완공된 구간만 500㎞이지만 2020년까지 완공 예정인 구간까지 합하면 810㎞에 달한다. 

지난달 초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 시내 한 주택가 벽에 소녀가 병사를 검문하는 역설적인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베들레헴 | 도재기 기자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전기 울타리로 둘러싸였으며, 서안지구에는 콘크리트담과 철조망을 건설 중이다.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은 크게 3m 높이의 철조망과 2m 깊이의 도랑으로 이뤄진 구간과 8m 높이의 콘크리트담으로 이뤄진 구간으로 나뉜다.

장벽 건설로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고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경우도 적지 않다. 학교나 직장에 갈 때 장벽을 넘어가야 할 경우 검문소에서 몇 시간씩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영구적인 점령 음모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도 2004년 분리장벽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바 있지만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민 보호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집트 국경지대와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의 장벽들이 완공되면 이스라엘 내 상당수 지역이 장벽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이스라엘은 이미 요르단·레바논·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도 거대한 장벽들을 설치해 놓은 상태다.

미국은 1991년 이후 멕시코 국경지대에 중남미 국가들로부터의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철조망을 쌓아왔다. 현재 총 3200㎞의 국경선 가운데 3분의 1에 울타리를 쳤다. 하지만 철조망 건설에 아랑곳없이 에콰도르·콜롬비아 등의 중남미인들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월경을 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수백명이 사막에서 탈진해 사망하고 있다.

지브롤터 해협만 건너면 유럽 대륙으로 진입하는 것이 가능한 북아프리카 모로코에도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스페인령의 항구도시인 세우타와 멜리야에서 바다를 건너면 바로 스페인으로 갈 수 있다. 스페인 정부는 2000년대 들어 철조망 높이를 6m로 높이고 진동 탐지 센서 등 첨단장비를 보강했다. 주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인들이 모로코를 거쳐 유럽으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이 와중에 배가 전복돼 이민자들이 떼죽음하는 경우도 많다.

용도는 다르지만 인도가 파키스탄과의 국경선 전체에 건설하고 있는 장벽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자원을 지키기 위해 인접국과의 국경선에 설치하고 있는 첨단장벽도 있다.

<김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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