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 해제 두 달여 맞은 아웅산 수치
ㆍ군부 자극 않고 ‘정중동 행보’
ㆍ야권 만남 속 조직 결성 없어
ㆍ군부는 징집안 등 세력 강화
버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 연금이 해제된 지 두 달여. 버마의 정치상황에는 어떠한 변화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치 여사도 정중동 모드 속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NLD 당사에서 수치 여사가 버마 독립 63주년 기념식 연설을 하는 모습.ㆍ야권 만남 속 조직 결성 없어
ㆍ군부는 징집안 등 세력 강화
버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 연금이 해제된 지 두 달여. 버마의 정치상황에는 어떠한 변화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치 여사도 정중동 모드 속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수치 여사는 연금 해제 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군부와 대놓고 맞서거나 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치 여사는 지난달 29일 버마 젊은이 약 200명과 간담회를 열고, 30일에는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으로부터 갈라져 나간 민족민주세력(NDF) 지도자들과 가택연금 해제 후 처음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야당세력들과 시민, 외교관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월 군부와의 직접대화 요구 외에 특별한 정치행보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수치 여사는 지난달 31일 “국가적 화해를 이루기 위한 민중의 정치적,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서 두루뭉술한 내용의 신년사를 내놓았다.
지난 4일 버마 독립 63주년 기념식에서는 “우리가 인권에 기반을 둔 자유를 얻으면 우리나라가 발전할 것이고, 우리나라가 발전하면 우리는 경제적 압력과 위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원론적인 대중연설을 했다.
버마 군부는 최근 군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해 버마 내 민주화세력과 서방국가들에 우려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9일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버마 군부는 18세 이상 남녀 모두를 강제로 징집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공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18~45세 남성, 18~35세 여성을 2년간 징집할 수 있으며 병역기피자는 3~5년의 징역과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마 독립언론 이라와디는 양곤 시민 대다수가 이 법으로 인해 군부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10일 전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톰 말리노스키 워싱턴지부장은 7일 시사 주간 타임 인터뷰에서 “수치의 연금 해제가 서방 국가들에 버마 군부가 바뀔 준비가 됐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한편 버마 군부는 민간정부 구성 작업의 첫 단계로 의회 소집일정을 발표했다. 10일 AP통신에 따르면 군부는 국영 방송을 통해 31일 오전 수도 네이피도에서 의회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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