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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버마 군부에 실망”



“中, 버마 군부에 실망”


ㆍ2007년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후

“중국은 버마 군부에 대해 지긋지긋해 하고 있다.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버마 군부에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

버마 군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내심 버마 군부를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9일 공개한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2008년 1월 버마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샤리 빌라로사 미국 대사는 관무 버마 주재 중국 대사와 대화를 나눈 후 “중국 대사는 더 이상 (버마) 정권을 변호하려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 외교전문은 2007년 9월 버마에서 19년 만에 승려와 학생들이 벌인 전국적인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군부가 유혈 진압해 수십명이 사망한 지 4개월 뒤에 작성됐다.

빌라로사 대사는 ‘중국은 버마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제목의 전문에서 “중국 대사는 (군부의) 장군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관무 대사가 중국의 관심사는 버마의 안정에 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적었다. 

관무 대사는 이날 대화에서 “만약 버마 군부가 생명과 경제적 이익을 보장받게 된다면 좀 더 점진적인 권력 이양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라로사는 “중국은 (버마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주화세력을 포함한 중개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이 당시 유엔 버마 특사와 버마 민주화세력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도 다른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2008년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유엔 미국대표부에 보낸 외교전문에서 이브라힘 감바리 버마 특사에 대해 “감바리의 무능력을 고려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해고를 요구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미 대사관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소속된 민족민주동맹(NLD)에 대해 “더 이상 버마 민주주의를 위한 가장 큰 희망이 아니다”라며 민주화세력의 분열을 버마 민주화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