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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한가득

한국문화예술위의 예술인 길들이기 기사(2010.7.17.)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예술인들에게 메일을 보내 문예진흥기금 보조금에 대한 통장 내역과 영수증을 요구한 내용에 대한 기사가 17일(토) 경향신문 1면에 게재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취재한 내용 중에 기사에는 포함되지 못한 내용들입니다. 취재하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 먼저 문예진흥기금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입니다. 문예진흥기금은 문학, 시각예술,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다원예술, 문화나눔사업 등 9개 분야. 예술가단체들에도 지원을 하고 개인 작가들에게도 기금 지원.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조성, 관리, 운용하는 기금.

- 그리고 문화예술위원회가 단체 및 개인들에게 보낸 메일 내용이에요.
문화예술위는 메일에서 '우리 위원회에서는 2006~2009 사이에 지원된 민간보조금 사업 전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있음을 알려드리니 이와 관련한 자료제출 요청이 있을 시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다음과 같은 점검배경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 2009년.5월, 감사원에서 2006~2008년 사이에 지원된 8천만원 이상 민간보조금에 대한 감사가 있었음. 이의 연장선 상에서 2010.2월 감사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2006년~2009년 사이에 지원된 모든 민간보조금에 대한 자체감사를 요구하였음, 단, 2009년에 감사원의 감사를 받은 8천만원 이상 민간보조금은 제외. 이러한 배경 하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감사실시 이전에 우리 위원회에 자체점검을 요구하였음.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체점검 : 2010.7월까지
○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 2010.8월~12월

7월 16일까지 ○ 지원금 입금통장상 지원금 집행내역 부분과 집행 영수증 확인자료, 지원금 수령 및 집행 관리통장 사본 1부, 지원금 집행 영수증 사본 1부 등을 낼 것을 요구했고요.
 
그런데 기사에는 실리지 못했지만 주목할 만한 부분이 “즉, 지원금 집행에 대한 통장내역과 영수증을 단체에서 맞추어 달라는 의미임. 왜냐하면 ‘09년까지 위원회의 정산 방식은 지원금 집행에 따른 통장사본은 요구하지 않고 집행영수증만 첨부토록 하였고, 별도계좌로 지원금을 관리하는 단체가 미미하므로 단체로부터 통장 사본을 받아도 위원회에서 통장 상 지출내역과 영수증을 맞추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임”이라고 명시해 놓은 내용입니다.
문화예술위원회도 “별도계좌로 지원금을 관리하는 단체가 미미”하다는 것을 알고, “통장 상 지출내역과 영수증을 맞추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단체들보고 알아서 맞추라고 하는 셈이지요.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자인한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또 문제는 문화예술위가 인정한 것처럼 기금을 지원할 때는 전용 통장을 사용할 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지원을 받은 단체가 여러 통장에서 기금을 사용했고, 또 현금으로 공연비 등 비용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자료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자세한 내용을 들려주신 한 공연단체 관계자께서 문예진흥기금과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호주 쪽의 관계자를 초빙한 자리에서 들으신 얘기라고 합니다.
'지원의 원칙이 뭐냐? 무엇을 믿고 지원하느냐? 지원사업에 대한 사후 실사는 어떻게 하느냐?' 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우리는 사업자체가 실험적이고 창의적이라고 판단되면 예술가들을 믿고 지원한다. 지원한 사업에 대해 사후 심사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그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예술의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성과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라고 했다는군요.

- 이밖의 다른 문제점에 대해서는 후속기사를 통해 전해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