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사생활 중시 경향 늘어… 다자녀 들통 우려 한몫ㆍ농민공들도 응답 기피1일 시작된 중국의 인구총조사가 주민들의 강한 거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조사 결과 10년 전 조사 때와 달리 사생활 노출을 주저하고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8월과 9월 600만명에 달하는 조사원들이 사전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년 전과는 달리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중국인이 크게 늘어났다.
조사원 리펑잉(60)은 “내가 살고 있는 베이징 중심부 117가구 가운데 30가구가 조사에 응하길 거부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농촌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태어날 때부터 평생 같은 집에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이곳 태생이 아닌 이가 많이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조사를 거부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이유로는 사생활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의식이 늘어난 것과 불이익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들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인들은 국영기업 등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택이나 복지 모두 국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인들은 사기업에서 일하면서 수입이 늘어나고, 자기 집을 소유하게 되면서 국가를 생활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원칙을 어기고 아이를 더 낳은 경우 정부 조사원의 질문에 대답을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흑해자(黑孩子·헤이하이즈)’로 불리며 호적에 올리지도 못하는 둘째, 셋째 자녀로 인해 벌금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농촌 출신이지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인 ‘농민공’들도 일자리를 잃고 도시에서 쫓겨날 것을 두려워해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00년에 실시된 인구총조사에서 중국의 인구는 약 12억9000만명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번 인구조사 결과는 2011년 4월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