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만 행복해지는 로맨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cgv주안

전 왜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제목의 줄리엣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줄리엣일 거라는 생각을 못했을까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지요. 저 빼고 다른 분들은 다 제목만 보고도 짐작하셨을 생각 그대로, 이 영화는 줄리엣에게 보내는 편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탈리아 베로나에 가면 줄리엣의 집이 있고, 그 집 담벼락에는 전 세계의 사연있는 여자들이 와서 편지를 써서 붙여놓고 가지요. 대한민국 서울시 같으면 그 편지들을 남김없이 모아서 버릴 테지만, 베로나 시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서 그 편지들에 다 답장을 해준다고 하네요. '줄리엣의 비서'라는 이름이 붙여진 15명의 공무원이 한 해에 쓰는 편지가 약 5000통 정도 된다는군요.

로맨스영화가 늘 그렇듯이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되는 뻔한 내용입니다만, 베로나의 아름다운 풍광과 아기자기한 거리 풍경에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발랄한 모습 덕에 뻔한데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실생활에서도 로맨스라는 건, 그리고 행복이라는 건 참 뻔한 것이지요. 그 뻔한 궤도에서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행복과 멀어질 확률도 높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글을 맺기 전 아만다 사이프리드에 대해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맘마미아에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정말 이 배우의 풍부한 표정은 사랑스럽고 깜찍하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네요.^^ 참, 영화에는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도 나옵니다. 눈 먼 자들의 도시, 수면의 과학, 모터 싸이클 다이어리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인데 이 영화에선 일벌레 같은 역할을 맡으면서 아주 살짝 비호감으로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