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0-20 22:00:37ㅣ수정 : 2010-10-20 22:00:41
ㆍ집값 폭등해 주민 외면
ㆍ텅빈 건물 수년간 방치
곧게 뻗은 도로와 현대식 빌딩들, 잘 정돈돼 있는주택단지. 신도시답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하는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신도시 캉바시에는 딱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이 계획도시에 거주할 사람들이다.
1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캉바시가 수만채의 주택과 수십채의 사무용 건물이 완공된 상태이고, 시 정부가 이사 온 지도 4년이 지났지만 주민이 거의 살지 않아 ‘유령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네이멍구 자치구의 최대 도시인 오르도스로부터 약 24㎞ 떨어져 있는 이 신도시는 애초 31㎢ 규모에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건설됐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 따르면 현재 인구는 2만8000명뿐이다.
캉바시를 개발할 당시 중국 정부는 풍부한 석탄과 천연가스 덕분에 1인당 국내총생산(GNP)이 1만9679달러(약 2220만원)로 중국 내에서 가장 높아진 이 지역에 ‘중국의 두바이’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농촌지역의 인구를 도시로 이주시켜 중산층을 두껍게 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실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식 주택 건설과 투기 분위기로 인해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폭등한 집값 때문에 오르도스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캉바시를 외면하고 있다. 2009년 현재 이곳의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의 평균 평방피트(약 0.09㎡)당 가격은 신도시 건설 전인 2004년 당시 약 15달러(약 1만7000원)에서 53달러(6만원)로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캉바시 같은 유령도시가 중국 내에 10곳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남부 쿤밍 인근 약 100㎢ 규모 신도시인 첸공에는 캉바시와 비슷하게 텅 빈 도로와 고층건물, 정부 청사 등이 들어서 있다.
'국제부 기사 201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키 학교 내 히잡 착용 두고 논란 (0) | 2010.10.21 |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마지막 래퍼 (0) | 2010.10.21 |
전쟁보다 ‘난개발’이 고대 유적 파괴 주범 (0) | 2010.10.20 |
주먹다짐… 식인 농담… 공포와 싸운 69일 (0) | 2010.10.16 |
고대 문명 발상지 ‘비옥한 초승달’ 황무지화 (0) | 2010.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