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0-18 22:16:32ㅣ수정 : 2010-10-18 22:16:32
“시신이 매장되는 묘지는 절대로 반대한다.”
일본에서 이슬람교리에 따른 매장 방식의 묘지 조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종교법인 이슬람문화센터가 도치기현 아시카가시 이타쿠라마치에 마련하려는 이슬람식 묘지 조성사업이 현지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 663명은 건설 반대 서명을 모아 아시카가시 환경정책과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주민들이 무슬림을 위한 묘지 건설에 반대하는 것은 매장 자체를 혐오하는 일본인의 정서와 2001년 9·11 테러 이후 생긴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이 작용한 탓이다. 매장으로 인해 자연이 훼손된다는 환경적인 요인도 있다. 일본에선 매장이 불법은 아니지만 2008년 기준 일본의 화장률은 99.9%에 달한다.
그러나 일본 거주 무슬림들로서도 묘지 문제는 양보하기 힘든 사안이다. 방글라데시, 이란 등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이들과 결혼한 일본 여성들의 개종으로 일본의 무슬림 인구는 크게 늘어났다. 현재 일본의 무슬림은 외국인 약 10만명, 일본인 약 1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이슬람식으로 매장할 수 있는 묘지는 일본 전체에 두 곳밖에 없다.
그나마 두 곳 가운데 야마나시현 고슈시의 불교 사찰 몬쥬인이 더 이상 무슬림 시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묘지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몬쥬인 측은 이슬람교도들의 묘지가 빠르게 늘어난 후 주민들로부터 “시신이 매장돼 있는 땅을 보는 것이 무섭다” “묘 가까이로 지나가고 싶지 않다”는 불만을 듣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일본이슬람문화센터는 시에 건설허가를 요청하는 탄원서 약 600장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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