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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미국발 ‘북풍’?

ㆍ“오바마 행정부, 유럽 테러위협 과장”
ㆍ유럽 정보기관들, 美중간선거 이용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유럽에 대한 테러 위협을 과장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와 유럽의 정보기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유럽에 대한 테러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1년 9·11 테러의 반사이익으로 2002년 중간선거와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바 있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경우처럼 오바마 행정부가 테러 위협을 과장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와지드 샴술 하산 대사는 7일 “미국의 (테러 위협) 경고는 파키스탄 내에서 무인항공기와헬리콥터로 공격한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대통령의 측근인 하산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크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테러 위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략과 병력 증강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우리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도 자체적으로 그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각국의 정보기관들과 독일 정부도 미국의 테러 위협 경고가 과장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정보기관들은 유럽 각국 수도의 주요 건물과 관광지에 대한 테러 계획이 어디에서도 성공할 만큼 준비돼 있지는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유럽 정보기관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테러 위협 경고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테러 기관 관계자는 “모든 종류의 테러 위협에 대해 논의할 수 있지만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럽 정보기관들은 또 암살이라고 볼 수도 있는 무인비행기의 파키스탄 공습에 대해서도 공격의 합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미 행정부를 ‘유럽 테러 위협 주장을 이끌고 있는 운전사’라고 표현했다. 토마스 드 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즉각 공격받을 것이라는 분명한 징후는 없다”며 “독일이 위험하다는 것은 가설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