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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오바마 행정부, 멕시코만 기름유출 대응 미숙”

ㆍ조사위 “BP서 수습 과신”
ㆍ중간선거 민주당에 악재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지난 4월 말 멕시코만 유정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 행정부의 독립된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라는 점에서 11월2일 중간선거를 눈앞에 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에너지기업 BP 기름유출조사위원회는 전날 오바마 행정부가 BP를 지나치게 신뢰한 데다 유출 초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막는 등 유출사고에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사고가 난 후 열흘 동안 응답자들(미 정부 관리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이들은 한결같이 대규모의 기름유출을 맞닥뜨린 순간에도 ‘BP가 알아서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미 행정부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유출 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파악해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기름유출 규모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나기 전인 지난 4월 말~5월 초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최악의 경우 유출 수치’를 발표할 것을 요청했으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당시 여러 과학자들은 유출 정도가 심각하다고 경고했지만, 미 행정부는 하루 유출 추정량의 10분의 1가량인 5000배럴 정도가 유출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또 백악관 담당자가 지난 8월 ‘기름의 4분의 3 이상은 해당 지역에서 없어졌다’고 밝힌 데 대해 “자연분해될 가능성도 있지만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바닷속에는 기름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증발한 기름은 대기 중에도 잠시 동안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초기 단계부터 원유 유출 규모가 추정치보다 심각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멕시코만 사고 유정은 지난달 19일 BP에 의해 밀봉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