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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나폴리 ‘反마피아 운동’ 확산

ㆍ시민들, 상점 보호 명목 돈 뜯는 ‘보호세’ 반대

“더 이상 마피아에 ‘보호세’는 못 내겠다.”

최근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의 상점들 중에는 이 같은 스티커를 붙여두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마피아가 상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강탈해가던 보호세(피조·pizzo)를 내지 않겠다는 풀뿌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나폴리 주민들이 마피아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반 피조 운동을 벌이게 된 것은 상인들로부터 걷는 보호세를 주 수입원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나폴리 마피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조직 중 하나인 카모라의 주 활동무대다.

반 피조 운동은 피조를 거부한 나폴리의 한 페인트 가게에 마피아들이 불을 지른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업주인 푸시토가 반 피조 모임을 만들자 상인 260명이 그의 뜻에 동참했고, 마피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푸시토는 “승리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아주 작은 것이라도 뭔가를 해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폴리 주민들은 정부가 몰수한 마피아들의 저택과 농장을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바꾸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마피아의 농장은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유기농 농장으로, 마피아 두목의 저택은 사회복지관과 야외극장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2년 동안 이탈리아 전체에서 6433명의 마피아 조직원 용의자를 체포하고, 150억유로(약 23조원) 상당의 자산을 압수했다. 마피아 자산처리 특별 법정의 프란세스코 멘디토 판사는 “경찰력과 자산 몰수만으로는 마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마피아에 대한) 사회적인 투쟁이 필요하다. 이것은 문화적인 싸움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