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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인도 ‘카슈미르 유화책’ 약발 통할까

ㆍ유혈 종식 보상금·대화 제의… 무슬림선 “시위 계속”

인도 정부가 100일 넘게 계속되는 카슈미르 지역의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한 유화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카슈미르 무슬림들은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내무장관은 25일 카슈미르 무슬림들의 분리독립 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8가지 방안을 발표하고, 카슈미르의 정치조직, 단체, 대학생 등에게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 

치담바람 장관은 수감된 시위대의 석방, 카슈미르 주요 도시에 주둔하는 보안군 병력의 축소, 각급 학교와 대학의 수업 재개, 살해당한 시위대 유족에 대한 50만루피(약 1273만원)의 보상금 지급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정부 주도로 카슈미르 정당·학생·시민사회단체들과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슈미르주 오마르 압둘라 주무장관은 인도 정부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수일 안에 카슈미르 내 인도 보안군을 줄이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슈미르 분리독립세력 지도자들과 시위대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강경파 지도자 시에드 알리 샤 질라니는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우리의 (분리독립) 요구가 전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시위 중 18살인 남동생이 인도 보안군에 살해당한 아비드 나비(21)는 “내 형제의 죽음을 50만루피에 팔 수는 없다”며 “지도자들이 시위를 중단하라고 해도 젊은이들은 그들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6월 인도 보안군의 경계강화가 촉발시킨 스리나가르 시위에서 10대 학생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후 카슈미르 곳곳에서는 무슬림 시위대와 인도 보안군 간의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그동안 적어도 108명이 사망했고, 245명이 폭력 시위 혐의 등으로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