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쓴 문구는 북한의 대중가요인 '임진강'의 첫 소절입니다. 북한 가요라고 하니 깜짝 놀라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 노래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노래입니다. 일본에서는 유명한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부른 후, 주로 운동권들 사이에서 많이 불렸다고 하고요, 국내에서는 양희은 씨 등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재일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영화 '박치기'에도 주인공이 이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있지요. 저는 못 봤습니다만 최근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한국 영화에서도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고 하네요.
아래 다음 포털에서 복사해온 노랫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임진강'은 남녘땅이 고향인 북한 사람의 관점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최근 제가 쓴 르포 기사의 도입부에도 이 노랫말의 일부를 차용했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맑은 물이 흘러흘러 내리고, 뭇 새들이 자유로이 오가는 임진강이 4대강처럼 파헤쳐질 위기에 놓였다는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노랫말 아래 두 개의 기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1.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뭇 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 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2. 강 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 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바다 물결 우에 춤추니
임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영화 박치기의 일부와 임진강 노래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위에 가져온 가사와 조금 다를 텐데요, 일본에서 불리운 가사를 번역한 것이 원곡과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4659537
임진강도 4대강 식 대형 준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250600075&code=610103
[환경규제가 풀린다]댐 이어 준설까지… 생물다양성 천국 임진강에 ‘5대강 사업’ 암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250600015&code=610103
그냥 심드렁하게 지나게 되는 자유로 옆 임진강의 모습입니다.
임진각에서 바라본 통일대교 방향의 임진강 풍경입니다. 아직까지는 임진강에서 개발됐다고 할 만한 곳은 이 일대 농경지가 유일합니다.
장산리 장산전망대에서 촬영한 임진강의 하중도 초평도를 휘돌아감으며 흐르는 임진강의 모습입니다. 모래가 자연스럽게 퇴적되어 형성된 초평도 주변에는 역시 흩뿌려놓은 듯 자연스럽게 모래톱들이 쌓여있었습니다. 이 모래톱들은 두루미 등 철새들의 잠자리가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쇠기러기, 개리 등 다양한 새들이 자유로 옆 칼섬 부근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200밀리 줌으로는 이렇게밖에 찍히지가 않네요. 키가 작은 애들이 쇠기러기, 흰뺨검둥오리 등이고 키가 좀 큰 애들이 왜가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멸종위기종인 개리도 4마리 정도 확인됐는데 이 사진들에서는 구분할 수가 없네요.
새들이 자유로를 가로질러 날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서있던 방향으로 좀더 가까이 날아와준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 사진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렌즈의 한계 때문에 무슨 새인지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나온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입니다. 기사에 언급한 것처럼 뭇 새들과는 훌쩍 떨어진 곳에서 남녘땅을 응시하고 있더군요.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데도 덩치가 다른 새들과는 차이가 많이 나기에 같이 임진강을 돌아본 파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박은주 님께 물어보니 망원경으로 확인하시고는 흰꼬리수리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도 망원경으로 이 녀석을 들여다봤는데 그 자태가 참 늠름해 보이더군요. 맹금류다운 기운을 온몸으로 뿜어내면서 남쪽 땅을 바라보는 모습이 '이런 게 자연에 대한 감동이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임진강 하천정비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야 21세기 문명사회에서 벌어지는 야만적인 행위들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잊지 않고 임진강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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