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서 잡혀와 죽을 때까지 동물원에 갇혀지내야 하는 동물들, 애초부터 동물원에서 태어나 일생을 갇힌 채 살아야 하는 동물들은 동물원에서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동물원 동물들은 그동안 대부분의 경우 동물 복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해왔습니다. 쇼를 하는 동물의 경우는 더 심한 학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아래 기사를 쓰면서 참 마음이 답답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동물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이지만요.
자세한 기사 내용은 아래 경향신문 링크를 봐주시고요, 기사에 언급된 늑대의 정형행동 장면을 촬영해온 동영상을 올립니다. 서울대공원에서 찍은 것입니다.
동물들도 자폐증을 앓는다…동물원은 ‘감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061650291&code=940701
동물 학대 사설동물원, 동물원 인증 기구에 포함 논란… 서울대공원은 ‘동물 권리장전’ 만들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062218585&code=610103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늑대가 아무런 기능적 목적 없이 끊임없이 우리 안을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형행동이라 부르는 것인데 자폐증의 증세라고 보시면 됩니다. 늑대나 곰, 유인원처럼 지능이 높은 동물의 경우 자주 나타나는 증세인데요, 취재를 하면서 20여년 전 서울대공원에서 보았던 침팬지의 행동이 이 정형행동임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동물원에 왔을 때의 일인데요, 실내 전시관에 침팬지와 롤랜드고릴라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선 다소 쌀쌀한 날씨였던 것 같습니다. 강화유리로 된 전시관 안에서 침팬지는 끊임없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손으로 유리벽을 '똑똑', '똑똑' 하고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롤랜드고릴라는 정형행동이 아닌 관람객에 대한 강한 적의를 표시했습니다. 거대한 고릴라가 강화유리 안쪽에서이긴 하지만 관람객들에게 돌격해 와서는 주먹으로 마구 강화유리를 내리치자 관람객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아마도 아무 놀잇감도 없이 수감생활처럼 지내면서 받은 고통과 짖궂은 관람객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정형행동과 관람객에 대한 공격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겠지요.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동물들이 이렇게 '미쳐버릴 수밖에 없는 공간'에 있는 동물들을 볼 때 우리는 어떤 느낌을 받아야 할까요. 동물원은 결코 어린이의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도, 즐거운 가족 나들이의 공간도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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