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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관련

일본인들의 지진 공포 자극하는 도쿄 도심 활성단층

일본 지질조사 전문가그룹이 도쿄 도심에서 활성 단층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안 그대로 대지진, 특히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관동)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일본인들의 공포심을 자극할 만한 기사인 것 같습니다. 도쿄신문의 원문 기사에도 나오지만 일본의 방재 대책과 도시개발계획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이 지도는 일본 산케이신문의 연예 전문 사이트 zakzak.co.jp가 기사에 첨부한 지도인데요, 도쿄 지하철 JR츄오센(중앙선) 이다바시를 중심으로 해서 북동쪽부터 남서쪽까지 이어져있는 단층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제가 2년 전 봄 도쿄 출장을 갔을 때 인터뷰에 응해줬던 일본분들과 만난 신주쿠구 스이도바시역과도 가까운 지역입니다. 한국 관광객들도 한번쯤 가게 되는 신주쿠의 화려한 거리와도 멀지 않은 곳이지요. 지도에도 보시면 왼쪽 아래 한자로 신주쿠(新宿)역이 있고, 그 아래에는 국회의사당이라는 한자가 써있는 것이 보이실 거에요.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같은 번화가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셈이겠지요. 실제 기사에도 수도의 한가운데에서 한신아와지대지진과 같은 도시 바로 아래서 발생하는 형태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도쿄신문에는 활성단층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규모까지는 보도돼 있지 않은데 zakzak.co.jp는 이 활성단층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지진의 규모가 7.0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다른 지진과 규모를 비교해 드리면 2010년 1월 아이티대지진이 규모 7.0이었고, 1995년 일본 서부를 덮친 한신아와지대지진이 규모 7.3이었습니다. 아이티지진 때는 20만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동일본대지진의 규모는 9.0으로 아이티대지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규모였지만 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북부의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이와테현 등이 도쿄처럼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 아니라 사망자 수는 수만명 단위였습니다. 실제 제가 지난해 3월 이와테현에 출장을 가서 본 바로는 이들 지역은 딱 우리나라 강원도 같은 지역이었습니다. 제가 갔던 이와테현 가마이시시의 경우 강원도 쪽에 있는 어업 중심의 소도시들과 딱 비슷한 모습이었지요.



당시 가마이시시에서 찍어온 사진입니다. 자동차들이 종잇장처럼 구겨진 채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모습에 아무말도 나오질 않더군요.






현재 일본은 1995년 한신아와지대지진 이후부터 새로 지은 건물들은 도시 바로 밑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직하형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가 적용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활성단층이 일으킬 수 있는 규모 7.0의 지진에도 붕괴되는 부분은 한정적이라고 하긴 합니다. 또 활성단층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연구진 내에서도 온도차가 있다고 하고요. 하지만 이 단층 발견 기사가 일본인들의 뿌리깊은 공포심을 새롭게 건드린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